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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청소년 문화체험연수기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03/04 [13:5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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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화체험연수를 다녀와서
<2008.1.28(월)~2.1(금) 4박5일간 중국 심양시 등>

1월 28일, 드디어 떨리는 마음으로 중국으로 출발했다.공항에 도착해 출국심사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모든 게 다 처음 경험해보는 것들이라 너무 신기했다.

대련공항에 도착 후 버스를 타고 대련 시내를 다니면서 거리의 모습을 보았다. 꽤 발전한 도시라 그런지 높고 세련된 디자인의 건물도 많았다. 신기했던 것은 KFC, 스타벅스, 피자헛 등의 음식 브랜드들과 현대 등 한국산 자동차들, 여러 국가의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대련은 요녕성(遼寧省)에 속한 도시로, 요동반도의 남쪽 끝에 위치한 중국 제2의 무역항구다. 또한 중국의 유명한 과수산지이며, 해산물이 풍부하게 난다고 한다. 깔끔하고 번화한 도시 모습에 첫인상이 좋았던 대련이었다.

 

점심을 먹고 요녕성의 단동으로 이동했다. 압록강을 가운데 두고 북한의 신의주와 마주한 국경도시다. 버스 이동시간이 길어 점심을 먹고 출발했는데 깜깜해져서 도착했다. 단교의 야경은 매우 멋있었다. 단교는 한국전쟁 6․25때 중국이 북한에 군수물자와 병력 등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미국에 의해 파괴된 다리이다. 우리의 아픈 과거와 연관되어 있는 다리여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북한 쪽 신의주를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는데 밤이어서 그런지 잘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 압록강을 구경하고는 저녁을 먹고 호텔로 이동했다. 난생 처음 가본 호텔은 신기하기만 했다. 오늘 하루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서 즐겁고 가슴 뛰는 하루였다.

1월 29일, 솔직히 긴장해서 잠을 조금 설쳤다. 길림성의 집안으로 이동할 때 압록강을 지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의 아침엔 아침운동이나 산책을 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성을 하나 이동하다보니 약 5~6시간이 걸렸다.

창밖으로 여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약간 우리네 시골 분위기랄까? 눈이 소복이 쌓인 밭의 모습이라든가 길거리에 있는 작은 시장터(옷과 생필품, 구정을 위해 복을 바라는 듯한 물건도 있었다.) 그리고 눈 쌓인 거리의 모습은 추위까지 잊게 할 정도로 멋있었다. 사실 출발하는 날 아침에 ‘중국에 폭설’이라는 기사가 많이 떠 불안했는데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하지만 약간의 문화충격도 있었다. 이동시간이 길어 중간에 거리 화장실에 내렸는데 문도 없이 칸막이만 있어 좀 민망한가 하면 며칠 후의 주유소 화장실에서는 그 칸막이마저 없어 난감했다.

집안에 도착해서 고구려 문화탐방을 시작했다. 맨 처음 간 곳은 환도산성. 고구려가 국내성으로 수도를 천도하면서 적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성에서 가까운 산에 축조한 산성이다. 옹성 모양으로, 3면 방위로 방어가 가능한 과학적 산성이라고 이야기한다. 다음으로 간 곳은 5회분 5호묘. 고구려의 풍부한 문화와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어 중요시되고 있다. 이 고분 안의 그림들은 우리 문화를 매우 잘 표현한 듯싶었다. 동쪽에는 청룡, 서쪽에는 백호, 남쪽에는 주작, 북쪽에는 현무가 그려져 있었고, 천장의 신선도․비천도까지 모두 신비로운 고구려 문화의 향기를 듬뿍 담은 고분이었다.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아쉬웠다.

 

그리고 광개토대왕릉비를 보고 광개토 대왕릉을 다녀왔다. 광개토대왕릉비는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이라는 광개토대왕의 시호를 줄여 ‘호태왕비’라고 하기도 한다. 414년 광개토대왕의 아들 장수왕이 세운 것으로, 한국에서 가장 큰 비석이다. 광개토대왕릉비에는 고구려의 건국 신화, 광개토대왕의 일생 등이 적혀 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우리나라의 멋진 유적이었다.

이어 장군총을 들렀다. 장군총은 동방의 피라미드라고 불린다. 직접 올라갔다 왔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 이렇게 우리 유산에 직접 와 볼 수 있다는 것이.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 보니 모두 우리의 역사가 깊게 깃든 소중한 문화유산인데 다른 나라에 있어서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와서 봐야 한다는 것이 무척 아쉬웠다. 그래서 더욱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느꼈다. 좋은 경험이었고, 꼭 한번 다시 와보고 싶었다.

1월 30일,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오고 기온이 너무 많이 떨어져 환인에는 가지 못했다. 오녀산성(졸본성)과 비류수도 꼭 가보고 싶었는데, 결국 오후의 일정을 앞당겨 심양으로 출발! 이번 해외문화체험연수의 주요 일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심양방문. 심양은 1998년 성남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2003년부터 꾸준히 우리나라 문화체험교류단이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도착 후 심양시 서탑거리(코리아타운)에서 점심을 먹었다. 현지에서 먹는 한식은 기름기가 많은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식을 먹으니까 한국에 있는 집이 생각났다. 점심 후 심양고궁으로 갔다. 심양고궁은 청조의 초대 황제인 누르하치와 2대 황제 태종이 왕조의 기초를 다지면서 건축한 황성이다. 북경의 자금성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고궁. 안에 있던 청나라 자기 박물관도 정말 멋있었다. 맑고 세세하고 화려한 자기는 청나라의 문화를 깊게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었다. 우리 고구려 문화에 이어 중국 청나라 문화를 보여주는 이 멋진 고궁도 둘러보면서 벅찬 감동을 느꼈다.

1월 31일, 심양시청에 다녀왔다. 국제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라 그런지 심양시청 관계자 분들이 우리를 매우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동안 성남에 살면서도 심양과 성남이 국제 자매결연도시라는 것을 몰랐는데, 이번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국제관계도 관심을 가지고 좀더 넓은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남공원에도 가 보았다.

이제 마지막 일정을 위해 대련으로 다시 이동했다. 역시 버스 안에서 약 4시간 정도 앉아있었다. 또 줄곧 자면서 왔는데, 대련에 거의 다 와서는 일어나서 창문 너머를 보았다. 파란색부터 다홍색까지, 정말 예쁘게 익어가는, 마치 무지개 같은 노을을 보았다.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간 곳은 중국 속 유럽, 러시아거리였다. 1904년 러시아가 일본에 통치권을 양도할 때까지 대련에 거주하던 러시아인들이 지은 유럽식 건물과 거리이다. 밤에 와서 많이 구경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오히려 조용한 느낌과 켜진 가로등이 멋진 느낌을 더해줬다. 러시아에도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2월 1일,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4박 5일간의 이번 연수로 비행기를 타고 외국도 나가보는 등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다. 우리 유산들인데 다른 나라에 가서 봐야 하는 현실은 정말 안타까웠다. 하지만 우리 문화와 중국 문화의 여러 역사적 공통점을, 문화적 아름다움들을 느낄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또 좁은 시야를 가진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계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기회를 발판삼아 더욱 더 세계로 뻗어나가는 인재가 되고, 우리의 소중한 유산들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 내 뒤의 후배들도 이런 좋은 기회를 이용해 세계에서 우리 대한민국을 대표할 인재로 자라나 줬으면 좋겠다. 성남시 청소년 해외문화체험연수. 정말 내 평생 아름답고 소중한, 가슴 벅찬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김연재(성일여자중학교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