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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이야기] 여름의 길목에서 만나는 백합(百合)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3/05/26 [10:4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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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토종참나리. 사진제공: 곽명휘   

 

여름의 길목에서 만나는 백합은 백합목 백합과 백합속(Lilium) 식물의 총칭이다. 백합(Lily) 속명의 Lilium은 라틴어 ‘lie(희다)’와 ‘lium(꽃)’의 합성어다.

 

‘백합’ 하면 순백의 백합을 떠올리며, 백을 흰백(白)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예상과 달리 백합(百合)은 알뿌리가 100개 이상의 비늘잎에 싸여있어 얻은 이름이다.

 

비늘 하나하나를 땅에 꽂아놓으면 백합으로 자라다 보니 일본에서 백합 구근은 장수와 자손번영을 가져온다는 믿음이 있어 설이나 잔치 음식으로 즐겨 먹는다.

 

세계 각지에서도 백합은 귀한 대접을 받았다.

 

프랑스에선 부르봉왕가의 상징이었고 파리를 비롯한 수많은 지역의 깃발과 문장, 스페인국기, 캐나다 국장에 등장하며 이탈리아 피렌체 기타 대학이나 수도회 등의 문장에도 등장한다.

 

영국 군인 로버트 베이든 파월이 설립한 스카우트 운동의 마크도 백합 문양을 사용한다.

 

얼핏 보면 6장으로 보이는 백합의 꽃잎은 3장으로만 표현돼 있다. 안쪽 3장이 꽃잎이며 나머지 3장은 포다. 꽃잎이 포보다 넓지만 서로 많이 닮아서 모두 꽃잎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미술작품 ‘수태고지’에도 천사 가브리엘이 백합을 들고 마리아에게 전달하는 모습이 표현돼 있다.

 

이 백합의 흰꽃은 마리아의 순결과 무죄를, 곧은 줄기는 신앙심을, 밑으로 처지는 작은 잎들은 겸손함을, 그리고 진한 향기는 신성함을 뜻한다고 한다.

 

백합은 순우리말로 ‘나리’라고 하며 한반도에는 날개하늘나리, 땅나리, 중나리, 말나리 등이 있다.

 

우리나라 토종인 참나리는 꽃이 지고나면 특이하게 열매 대신 엽액에 어두운 색의 주아(珠芽)가 달린다. 참나리는 영양분을 저장해 다육질화한 눈인 주아가 모체에서 떨어져 영양번식을 한다.

 

6월로 접어들면서 백합꽃이 피기 시작하며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특히 신구대학교식물원은 2021년 25종 도입 이후 11종을 추가해 총 36종의 백합을 보유하고 있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