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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로 치료합니다"
시(詩)낭송은 시(詩)를 알고 시(詩)에 음률과 감정을 넣어 듣는 이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종합예술이다.
사랑방문화클럽 소속 ‘재미나는 시낭송’은 2년 전 ‘신나는 상대원방송국’ 진행자들이 주축이 돼 만든 모임이다.
현재 시인·소설가·기자·일반인 등 33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으며, 이들 중 10여 명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지역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문화의 저변확대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재미나는 시낭송’은 매년 3번의 정기적인 시 낭송회를 통해 대중적인 지명도가 있는 시인을 초청, 지역 문인과 함께 시를 감상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작가와의 만남’… 시인 정호승의 자작시 낭송은 또 다른 감동
지난 6월 11일 상대원방송국 ‘재미나는 시낭송’ 사랑방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시낭송 회원들이 초청한 정호승 시인이다. 시를 쓰게 된 동기와 작가가 직접 낭송해 준 자작시 ‘바닥에서’의 감동은 이날 작가와의 만남을 더욱 훈훈하게 했다.
“시낭송을 통해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는 박인자(42) 씨, 이외수의 ‘비를 기다리며’를 낭송하다 보면 그림이 그려진다는 이길순(60) 씨. “문학을 잘몰랐는데 시낭송을 통해 시도 작가도 알게 되고, 잠자고 있던 감수성도 깨어 나서 첫사랑도 생각나게 한다”며 환하게 웃는 양희정(43) 씨까지 이들은 모두 ‘재미나는 시낭송’의 또 다른 이름 ‘울림’으로 노인 환자들을 위한 시낭송 치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은 분당 헤리티지 너싱 홈에서, 수·목요일엔 성남노인보건센터에서 치매·뇌졸중·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과 함께 시를 읽으며 옛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소리 내서 읽는 시낭송은 감동이 큰 만큼 치유효과도 커”
‘재미나는 시낭송’과 ‘울림’을 이끌고 있는 장미라(48·상대원방송국 국장) 시낭송 강사는 특히 시 치유 봉사활동에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며 “어른들이 한두 번은 들어봤을, 짧고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선택해 같이 낭송해보면 더러는 시를 외우는 분도 있고, 시에 동화돼 눈시울을 적시는 분도 있다”고 전했다.
또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한 환자는 시 치유에 참여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시라기보다는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것뿐이었지만 점점 표정이 밝아지는 걸 보면 시가 병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에 재미나는 시낭송의 ‘울림’에서는 시 치유 전문 강사를 초빙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6월 30일(목) 오후 3~5시 성남시청 3층 율동관에서 ‘시낭송·시 치유 시민대학’ 강의를 갖는다.
장미라 씨는 “시는 눈으로 읽는 것과 소리 내서 읽는 것이 다르다. 소리 내서 읽는 것이 훨씬 더 감동이 크며, 감동이 크면 치료효과도 크다”며 이날 행사에 병원관계자들과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이 밖에도 ‘재미나는 시낭송’에서는 오는 8월 ‘청소년을 위한 시치유 교실’과 10월 ‘청소년 시낭송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경숙 기자 chung09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