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대학교식물원(권영한 원장) 부속 미술관 갤러리 우촌에서 6월 17일부터 ‘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식물원 미술놀이 뜰 - 이야기가 있는 플라워 클래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 행사는 2023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으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미술관 학예사가 들려주는 옛 그림 속 꽃과 풀벌레, 궁중연회에서 사용한 채화(생화 대신 만든 가짜 꽃) 이야기를 알아본 후 플로리스트와 개성을 담은 플라워 디자인 작품을 만드는 체험교육이다.
처음 30여 분간 진행되는 옛 그림 감상 시간에는 신사임당과 남계우, 신명연의 작품을 알아본다.
신사임당은 8폭 병풍에 수박 나비, 들쥐, 개구리, 하늘소 등 다양한 대상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신사임당의 그림은 구도가 안정적이고 색채가 선명하다.
벌처럼 보이는 그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쌍의 날개만을 가진 등에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신사임당의 필선이 섬세한 특성을 가진다.
신사임당의 그림이 더욱 높이 평가되는 이유는 줄장지뱀, 하늘소, 소똥구리, 들쥐같이 당시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소재를 선입견 없이 그림에 표현한 점이다.
신사임당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의미가 있는데 길상을 품고 그려졌다. 덩굴식물이고 씨가 많은 과일인 수박은 자손의 번영을 의미하고, 매미는 매미가 품은 5가지 덕을 표현하고 있다.
양반이었던 남계우는 세밀한 나비와 나방을 그린 인물이다. 이번 행사에선 사진으로 착각할 정도로 실제 나비와 나방을 세밀하게 그린 그의 여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런 작품을 묘사하기 위해 남계우는 나비와 나방을 직접 키우며 관찰했을 정도라고 하니 세밀한 묘사를 위한 그의 집념을 엿볼 수 있다.
궁궐에서 치러지는 다양한 행사에는 꽃이 빠지지 않았는데 우리 조상들은 살아있는 걸 해치지 않는 취지로 생화를 사용하지 않고 가짜 꽃인 채화를 만들어 대신했다.
종이와 비단으로 만들고 밀납과 꿀로 고정한 채화는 각종 행사의 격에 따라 꽃의 종류와 개수가 달랐다. 6개월에서 1년에 걸쳐 만들어진 채화는 머리와 공간과 음식을 장식하는 데 사용됐다.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머리에 채화를 꽂았는데 궁궐행사에 참석한 남성들의 갓에는 채화를 꽂는 곳이 있었다고 한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채화장식과 채화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이번 행사에 소개된다.
조은정 학예사의 옛 그림 설명에 이어 참가자들은 플로리스트 이정아 씨와 함께, 준비된 라벤다, 과꽃, 장미, 사루비아 등을 이용해 개성을 담은 플라워 디자인 작품을 만든다.
이번 행사는 초등학교 3학년~청소년 1인과 보호자가 2인 1조가 돼 참가할 수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꽃 관련 행사는 많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꽃 행사는 이번에 처음 시도됐다.
조은정 학예사는 이번 행사가 “초등학생, 청소년에게 자연이 가장 푸르른 시기에 다양한 꽃과 식물을 이용해 창의적 활동을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자연에 대한 감수성 향상과 심리적 안정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야기가 있는 플라워 클래스’는 6월 17일(토)~8월 19일(토)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무료로 진행되며, 사전 전화 접수(031-724-1661~3)로 참여할 수 있다.
7월 15일까지 꽃 보석상자 만들기를 하고 7월 22일부터 8월 19일까지는 꽃 요정숲 만들기가 진행된다.
한편 신구대학교식물원의 여름나기 ‘여름 정원 산책’(2023.6.10.~9.3.)도 시작됐다. 여름 식물인 백합, 수국, 해바라기, 수련, 연꽃 등의 품종 전시가 식물원 곳곳에서 차례로 진행되니, 가족, 친구와 함께 방문해 행복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
문의: 신구대학교식물원 031-724-1600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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