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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이야기] 가을 산의 딸기나무, 산딸나무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3/09/22 [16:0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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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농부들이 그렇듯 나무들도 씨앗을 품은 다양한 열매를 매달아 한 해의 결실을 맺는다. 10월에는 딸기를 닮은 빨간 열매를 맺어 가을 숲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나무가 있다. 낙엽활엽수인 산딸나무다.

 

◻ 어원: 열매가 딸기와 비슷하게 생겨서 ‘산의 딸기나무’

◻ 자라는 곳: 원래 산기슭, 도시 숲이나 공원(가로수·관상수)

 

우리나라에서 정원수로도 많이 키우는 나무인데, 나뭇가지가 층층이 단을 이루며 자라는 특징이 있어 반 펼친 우산처럼 모양을 이루며 자라 수형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가을 숲에서 만나는 열매들은 이른 봄부터 나무들이 공들여 꽃을 피우며 다양한 전략을 동원해 가루받이를 성공한 덕분에 만날 수 있는 귀한 결실이다.

 

산딸나무꽃은 늦은 5월부터 6월에 걸쳐 핀다. 크고 흰 꽃잎처럼 생긴 4개의 꽃받침이, 가운데 수십 개 꽃이 밀집한 볼록한 공 모양의 두상화서(頭狀花序)를 감싸고 있다. 꽃잎이 워낙 작고 연녹색을 띠다 보니 화려하지 않아 곤충을 불러들이기에 불리하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산딸나무는 4개의 꽃받침(총포편)을 꽃잎처럼 보이게 해 가루받이를 위한 곤충을 불러들인다.

 

가짜 꽃잎 역할을 톡톡히 하는 4개의 꽃받침에서 광채가 비친다고 해서 중국에서는 산딸나무를 ‘사조화(四照化)’라고 한다. 4개의 꽃받침이 십자 모양으로 퍼져있는데 서양에서는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를 산딸나무로 만들었다고 해 ‘십자가나무’로도 불린다.

 

독특한 전략을 동원해 가루받이에 성공한 산딸나무는 9~10월이 되면 딸기 모양의 열매를 매달고 잎은 진홍색으로 물들어,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산딸나무의 익은 열매는 겉은 빨간색, 속은 주황에서 노랑의 중간색이다. 맛은 달아 사람도 먹을 수 있으며 직박구리 같은 새들에게 훌륭한 먹이가 된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야여지라고 해 외상출혈에 쓰며 열매를 설탕에 재워 발효액을 만들어 사용했다. 외국에서는 산딸나무 열매로 와인을 만들기도 한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