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돌고 나뭇잎이 제법 붉은 빛을 띠기 시작한 가을의 길목에서 성남의 여섯 번째 황톳길이 구미동에 개장했다.
개장식에 참석한 신상진 성남시장은 많은 시민분들이 황톳길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뒤, 내년에 판교 등 접근성이 용이한 장소를 선정해 황톳길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미교 인근 탄천 일원에 320미터 길이로 조성된 맨발 황톳길은 바로 아래 시원하게 탁 트여있는 탄천이 한눈에 들어온다.
황톳길 간간이 위치한 휴게의자와 흔들의자에 앉아 즐기는 시원한 탄천의 조망이 일품이다.
긴 산책로를 따라 나부끼는 억새, 발자국소리에 쏜살같이 도망가는 물고기떼를 보며 건너는 돌다리는 언제봐도 평화롭기만 하다.
게다가 황톳길 가까이에는 농구대와 애견놀이터, 구미 물놀이장도 위치해 있어 가족들이 언제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편의 시설로는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과 신발장이 있고 황토를 밟으며 사진도 찍는 예쁜 풋토존이 있다.
“이야~ 좋다!” 보드라운 흙을 밟으며 걷는 시민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나온다.
막 개장한 황톳길을 밟고 가는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황톳길이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성남의 모든 황톳길을 다 섭렵했다는 양명옥(야탑동) 씨는 오늘 자전거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시청 쪽도 황톳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같이 걷고 있던 신상진 시장에게 진지하게 건의를 하기도 했다.
“중앙공원 황톳길에 갔다가 너무 좋아서 아이를 데리고 또 왔어요.”
친구와 함께 온 최윤희(대장동) 씨는 친정이 이곳이라 자주 올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유치원 친구라는 두 아이들은 발에 착 감기는 황토의 감촉이 생경한 듯 발가락을 꼬물거리더니 금방 맨발로 뛰어다닌다.
가을이 내려앉기 시작한 탄천을 내려다보며 느긋하게 걸을 수 있는 구미동 맨발 황톳길. 내년 봄, 흐드러지게 핀 뽀얀 벚꽃이 발등 위로 살포시 내려앉을 때가 벌써 기다려진다.
취재 서동미 기자 ebu73@hana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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