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이유로 교육을 받지 못한 비문해자들이 있다. 글자를 써야 할 때는 핑계를 대고 빠져나오고 글을 읽지 못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
기자가 살던 동네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은 손님들이 계산해 주는 대로 돈을 받고 거슬러 줬다. 정직하게 계산하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이번 시화전 작품에도 그런 시가 있어 눈에 쏙 들어왔다. 소망상을 받은 유정심 씨는 장사하며 손해를 봐도 모르며 지났던 시절이 있었는데 글을 알고부터 사는 재미가 쏠쏠한 마음을 표현했다.
글을 읽지 못해 답답해하던 비문해자들이 이젠 시를 지어 전시회를 열었다.
올해 10회를 맞은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은 배움의 시기를 놓친 성인 학습자의 문해교육 참여를 촉진하고, 프로그램 참여자의 성취감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2020년 제외).
이번 시화전은 성남시 문해 교육기관 30개 중 25개 기관이 참여해 총 274편을 응모했다. 응모작 중 1차 심사에서 100점, 2차 심사에서 30점을 뽑았다. 이 중 배움상, 소망상, 지혜상에 각 10편씩 선정해 이번 전시회를 열었다.
지혜상을 받은 김수옥 씨의 ‘이제야 꽃길을 가네’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을 때마다 글자 하나하나가 꽃잎, 풀잎으로 느껴지며 꽃길을 따라가는 마음으로 글을 읽는 자신을 표현했다.
박옥덕 씨는 90세에도 배움을 놓지 않고 학습해 이번 시화전에서 배움상을 받았다. 글을 배우니 똑똑해져 간판도 읽고 버스도 혼자 타고 교과서도 잘 읽는 스스로를 칭찬하는 작품이다.
시화전은 매년 주제가 정해져 있다. 올해 주제는 ‘문해, 배움은 늘 신기하다’로 배움으로 만난 새로운 경험과 세상 그리고 문해교육으로 변화된 나의 일상, 나의 세계를 표현했다. 각 작품은 엽서 형태로도 제작되어 관람객들이 가져갈 수도 있다.
성남시는 이번 제10회 성남시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 참가한 어르신들의 시화전 274개 출품작을 모아 작품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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