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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배려하고 나를 반듯하게 하는 틀

초등학생을 위한 원고지 쓰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3/12/17 [17:3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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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네모 칸에 한 글자씩 또박또박 적어 내려가는 원고지. 어른들에게는 학창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기도 하고, 수험생들에게는 대학을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휴대전화나 컴퓨터가 익숙한 요즘 어린이들에게 원고지 글쓰기는 다소 생소하다.

 

▲ 강좌를 이끄는 김은하 독서지도사  © 비전성남

▲ 지난 16일 열린 원고 쓰기 강좌를 듣는 초등학생 어린이들  © 비전성남

▲ 지난 16일 열린 원고 쓰기 강좌를 듣는 초등학생 어린이들  © 비전성남

 

▲ 중앙도서관 전자정보실 앞에 전시된 그림대회 수상작들     © 비전성남

▲ 시승격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어린이 그림 및 글짓기 대회  © 비전성남

▲ 중앙도서관 전자정보실 앞에 전시된 글짓기대회 수상작  © 비전성남

 

그래서 도서관사업소 도서관지원과에서는 원고지 사용법을 통해 글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초등학생을 위한 꿈을 담은 틀, 원고 쓰기> 강연을 열었다.

 

지난 10월 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던 어린이 글짓기 및 그림대회에 뒤이어 진행된 이번 강연은 초등학교 2·3학년과 4·5학년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는데, 저학년의 경우 강좌예약이 1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 강의를 듣는 2,3 학년 아이들     © 비전성남

 

▲ 원고지 쓰기가 기대된다는 야탑초 3학년 김서윤 양과 이율하 양  © 비전성남

 

엄마가 원고지 쓰는 법을 가르쳐주셔서 조금 알아요. 그래서 오늘 수업이 기대돼요.”

 

오늘이 처음이에요. 원고지를 본 것도 처음이고요. 그런데 뭔가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강의가 시작되기 전, 원고지를 써본 적이 있냐고 하자 야탑초 3학년 김서윤 양과 친구 이율하 양이 책상 위에 놓인 원고지를 보며 대답했다.

 

반면 4·5학년 학생들 대상의 수업에서는 숫자는 한 칸에 두 글자씩, 영어 대문자는 한 칸에 한 글자씩, 소문자는 두 글자씩 써야 한다는 등 원고 쓰기에 대해 제법 상세한 답변이 나와 저학년과 고학년의 차이를 보여 주기도 했다.

 

▲ 띄어쓰기의 중요성 때문에 원고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대답한 야탑초 2학년 고찬열군  © 비전성남

 

띄어쓰기를 잘못하면 뜻이 달라지니까요! 아버지가 죽을 먹는다와 아버지 가죽을 먹는다는 완전히 다르잖아요!”

 

강의를 시작하며 김은하 독서지도사가 원고지를 사용해서 글을 쓰면 좋은 점이 무엇일까?’를 묻는 질문에 야탑초 2학년 고찬열 군이 손을 번쩍 들더니 야무지게 대답했다. 강의실에 와르르 웃음이 터지며 생기가 돌았다.

 

강의는 원고 쓰기의 핵심인 원고지 첫 장 쓰기를 주제로 해서 2·3학년은 노래 문어의 꿈’, 4·5학년은 네모의 꿈노랫말을 가지고 진행됐다.


▲ 원고지에 처음 글을 써보는 아이들  © 비전성남

 

▲ 원고지에 처음 글을 써보는 아이들  © 비전성남

 

▲ 아는 대로 먼저 써보는 원고지 첫 장 쓰기  © 비전성남

 

▲ 아이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는 원고지 작성법  © 비전성남

▲ 올바른 원고지 첫장 쓰기  © 비전성남

▲ 원고지 쓰기를 배운 뒤 아이들의 모둠활동  © 비전성남

▲ 원고지 쓰기를 배운 뒤 아이들의 모둠활동  © 비전성남

 

▲ 올바른 쓰기를 배운 뒤 다시 써보는 원고지 첫 장 쓰기  © 비전성남

 

먼저 원고지 사용법을 모른 채로 노랫말을 원고지 위에 적었다.

 

그리고 저학년은 제목 가운데로 오게 쓰기, 이름 쓰기, 줄 띄우기와 칸 띄우기 등의 기초를, 고학년은 여기에 영어와 숫자, 문장부호 쓰기 등을 더해 원고지 첫 장을 쓰는 법을 배운 뒤 노랫말을 다시 원고지에 옮겨쓰고 처음 쓴 글과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았다.

 

▲ 구름의 꿈은 뭘까 토론하는 아이들  © 비전성남

 

▲ 문어의 꿈으로 원고 작성을 배우는 아이들  © 비전성남

 

▲ 오징어는 무슨 꿈을 꿀까 토론하는 아이들  © 비전성남

 

▲ 모둠활동에서 쓴 글을 다 같이 발표하는 아이들   © 비전성남

 

▲ 모둠활동에서 쓴 글을 다 같이 발표하는 아이들   © 비전성남

 

▲ 모둠활동에서 쓴 글을 다 같이 발표하는 아이들   © 비전성남

 

▲ 모둠활동에서 쓴 글을 다 같이 발표하는 아이들   © 비전성남

 

그리고 마지막 모둠활동으로 노래의 제목과 내용을 바꿔서 모둠원끼리 새로운 글을 지어 원고지에 적어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 물에 들어가면 빨라질수 있다는 나무늘보의 꿈을 쓴 아이들  © 비전성남

 

▲ 우리들의 꿈을 주제로 노랫말을 만든 아이들  © 비전성남

 

오징어의 꿈은 오징어 튀김이 되는 것이고, 나무늘보도 물에 들어가면 빨라지는 꿈을 꾸는 등 모둠글쓰기에서는 꿈에 대한 아이들만의 엉뚱하고 발랄한 생각들이 원고지 위에서 한 자 한 자씩 생기있게 빛났다.

 

▲ 중앙독서관 등 도서관 강의를 하는 김은하 독서지도사  © 비전성남

 

김은희 강사는 원고지 쓰기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원고를 쓰면 바로 연필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세 번의 퇴고가 필요합니다. 쓰면서 한 번, 다 쓰고나서 한 번 그리고 하루나 이틀 뒤 또 한 번 이렇게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글을 대하는 태도가 더 진지해지고 다른 사람과 바르게 소통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원고지 글쓰기는 남에 대한 배려이자 나를 반듯하게 하는 작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틀입니다.”

 

 

취재 서동미 기자 ebu7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