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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백배 알기 ㅣ 소공원 가을 나들이

  • 관리자 | 기사입력 2011/10/25 [10:0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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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오르는 영장근린공원

10월, 길을 걷다 문득 스치는 바람소리를 듣는다. 어느새 코끝에 다가와 있는 가을, 떨어지는 나뭇잎을 밟으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품어 줄 듯한 소공원 ‘영장근린공원’으로 나들이 한번 가보자. 작은 들풀, 이름 모를 들꽃이 발길 하나하나에 은은한 향기를 묻혀 주지 않더라도 상큼한 바람만도 덤이다.

영장근린공원은 수정구 태평동과 신흥동, 산성동, 복정동까지 연결돼 있는 공원으로 영장산 기존의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리면서 자연 상태를 최대한 보존한 생태적 공원이다. 넓이는 53만8,022㎡에 이르며 이중 15만3,489㎡가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군데군데 각종 시설물을 설치해 지역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꾸민 근린공원으로 가벼운 등반 겸 산책하듯 오를 수 있다.

‘영장공원’ 팻말이 붙어있는 태평동 물놀이장을 오른쪽에 두고 오르다 산길로 접어드니 자연훼손을 염두에 둔 듯 데크로 된 산책로가 앞에 놓인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봉국사 뒤쪽으로 돌아가니 파크골프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어린이놀이터, 야외무대, 화장실 등이 눈에 들어온다.

망경암 밑의 길로 접어들었다. 작은 들풀과 이름모를 들꽃이 군데군데 지나는 나그네를 반긴다. 
개통을 앞둔 공원로 길이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엔 서양등골나물 꽃이 산 벽을 덮고 우리 꽃 야생화 쑥부쟁이도 눈에 띈다.

약수터를 지나 신흥주공아파트 뒤쪽 발지압장에서 운동 나온 한 아주머니(58·신흥2동)를 만났다.
“돌을 밟으면 몸이 좋지 않은 사람은 많이 아픕니다. 이 운동을 하면서 잠을 잘 자요. 오후엔 102살 어르신이 할머님과 두 손 꼭 잡고 나오신다”고 발지압장을 예찬하는 분을 뒤로 하고 작은 잣나무 숲길을 따라 오른다.

정상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여러 가지 운동기구 사이로 누군가 가꾼 듯 분홍빛 국화가 예쁘게 피어 있다. 

등산복 차림의 남자 분을 만났다. “2000년에 서울에서 이 동네로 이사 왔어요. 집 뒤에 산이 있어 공기가 좋고 운동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곳이 좋아서 서울로 다시 나갈 의향이 없어요.”

여뀌가 어우러진 들풀 길을 따라 안골로 가다말고 돌아 나오다 신흥 능선 쉼터쯤에서 쉬고 있는 노부부를 만났다. 24살과 19살에 만나서 반세기 넘게 고락을 같이했다는 분들이다. “가까이 이런 산이 있어 다행이다. 골다공증과 관절염이 약간 있었는데 산에 다니다보니 괜찮아졌다”며 10년째 이곳에 오신다고 한다.

약수터에서 물 한 잔 먹고 강아지와 산책 나온 아저씨를 뒤로 하고 신흥주공아파트 뒤쪽 길을 따라 수정구청 쪽으로 내려왔다. 걷는 발길 내내 가을이 같이했다. 

솔솔~바람이 주머니 속까지 파고들기 전, 몸도 마음도 살찌우러 영장공원에 나들이 가보자.

박경희 기자 pkh22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