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색 턱시도 차림의 단원들이 바쁘게 연습실로 들어온다. 단원들끼리 힘찬 악수를 하며 반기는 모습에서 끈끈한 유대관계가 느껴진다. 지난 10월 7일 ‘2011 성남 문화예술제’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분당 아버지합창단은 다른 참가팀들에게 연습실을 양보하고 콘서트홀 뒤편 가로등 불빛 아래서 연습에 들어갔다. 남성들의 굵고 웅장한 소리가 아름다운 밤을 뚫고 달을 향해 나아갔다. 2002년 남성 합창단의 불모지였던 성남에서 7명으로 시작해 60여 명의 규모있는 합창단으로 성장하기까지는 김신일 지휘자의 공이 컸다. 김신일(57) 지휘자는 우리나라 최초로 남성들의 건전한 문화형성을 위해 ‘아버지’ 이름의 합창단을 만들었고 “노래를 못해도 좋아하는 열정이 있고 확실히 출석만 잘하면 단원이 될 수 있다”고 단원들을 모집했다. 실제 한 분은 음치였는데 한 번도 안빠지고 계속 나와서 나중에는 곡 중 솔로도 하고 단장도 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김회준(58) 씨는 지휘자에게 인정받을 만큼 10년째 정말 성실하게 임했다. “남자들이 보통 술을 마시면 노래를 하는데 술을 안 마시고 노래를 할 때의 그 기쁨은 정말 대단하다. 스트레스도 다 풀린다”고 남성합창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단장을 맡은 장 철(56) 씨는 창단 10주년을 맞아 “80명 정도의 멤버 증대를 목표로 한다. 음악 수준도 높여 이번 10주년 정기공연 때는 새로운 곡을 전부 발표할 예정이다. 그리고 소외된 곳으로 찾아가는 연주활동을 늘릴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초대 단장인 임신덕(59) 씨는 “내가 맨 밑뿌리다. 뿌리가 깊어야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이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하고 싶다”고 강한 애착을 보였다. ‘2011 성남 문화예술제’에서 피날레를 장식한 분당아버지합창단은 그대를 위한 노래, 강원도 아리랑, 넬라 판타지아 등을 부르면서 깊어가는 가을밤을 풍요롭게 장식했다. 입단 한 달째인 공무원 박영극(54)씨의 아내 김주명(49) 씨는 남편의 첫공연 소감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공연 을 보았지만 가족이 출연하니까 가슴이 뿌듯하다. 아버지합창단을 하면서 회식이 줄어들고 자연히 술도 덜 마시면서 얼마나 열심히 연습하는지 모른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분당아버지합창단은 단원들끼리 한달에 한 번 생일파티도 하고 자체 골프와 등산모임, 파트별 번개모임 등이 있어 가족같이 화합이 잘 유지되고 있다. 특전사훈련단 위문 연주회, 도·농 결연 연주회, 환자 위문연주회, 독거노인 기금마련 자선 공연 등 음악을 통해 사랑을 전하는 분당아버지합창단의 행보는 성남의 음악사에 한 족적을 남길 것이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 주고도 더 부족한 것이 없는지 뒤를 돌아보는 사람, 아버지. 당신들의 헌신과 섬김으로 우리는 가정이라는 평화로운 안식을 누린다. 11월 3일, 가족들과 손잡고 아버지들이 전 해주는 감동의 하모니에 젖어보자. 구현주 기자 sunlin-p@hanmail.net | 분당아버지합창단 창단 10주년 정기연주회 | •11.3(목) 오후 7시 30분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료 •분당아버지합창단 총무 019-625-1647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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