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성남시청 한뼘정원에 시민 61명이 봄꽃을 심어 14개 정원을 만들었다.
성남가드너와 시민정원사, 가족, 지인 모임 등 다양한 시민들이 정원을 주제로 모였다. 성남시 푸른도시사업소 녹지과는 정원공동체 문화 확산을 기대하며 이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110개 봉사단체가 참여했다. 주말을 이용해 올해는 14개 단체 시민 61명이 참여해 즐겁게 봄꽃을 심었다.
버베나, 가자니아, 에니시다(금작화), 이메리스(눈꽃), 피타나 같은 생소한 꽃도 있지만 블루데이지. 다알리아 팬지, 튤립, 수국 같은 우리에게 친근한 꽃을 많이 심었다.
참여 시민의 이름표를 달고 90종(1,802본)의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 정원 이야기를 들려주는 14개 한뼘정원. 성남시청 느티마을길을 환히 밝혀 준다.
1번 정원 ‘사미인 가든’은 “개성 있는 네 명이 모여 멋진 친구가 되었듯이 제각각 다른 꽃들이 한데 모여 조화롭고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갑니다”라고 정원을 표현했다.
“이름에 모두 현자가 들어있어 ‘현들이 그린 정원’을 한번 만들어 보자고 모였어요. 새와 벌들이 날아와 놀고 시민들이 힐링할 수 있는 정원으로 꾸며보려고 해요.”
손은정(지현) 씨는 성남가드너 시민정원사들이 꾸몄다고 2번 정원을 소개했다.
세 번째 정원 ‘그린썸’은 “꽃 하나의 추억과 꽃 하나의 사랑과 꽃 하나의 쓸쓸함과 꽃 하나의 동경과 꽃 하나에 시와 꽃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오늘도 꽃 멍을 꿈꿉니다”라고 정원을 소개한다.
지난해 정원 디자인에 정성을 다했던 고은재(초등3) 어린이가 올해는 4번 정원 ‘꿈의 정원’을 아빠 엄마와 함께 꾸몄다.
“은재야, 집은 어디에 놓을 거야?” “조금 더 생각해야 해.” “집은 엄마가 만들고, 내가 만든 책은 집 안에 넣을 건데요.”
창에는 레이스를 붙일 거라면서 떨어진 벚꽃을 주워 초록으로 덮인 언덕에 자꾸 뿌린다. 아주 작은 꽃송이들이 피는 꽃들로 선택해 정원을 만드는 이 가족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고스란히 4번 정원에 녹아있다.
반려식물을 좋아한다는 여수동 이현숙(5번 정원) 씨.
“시청 한뼘정원은 전문가들만 하는 줄 알았어요. 시민의 참여로 만드는 꽃밭이라는 말을 듣고 오래 기다렸어요. 딸이 좋아하는 데이지를 자연스럽게 배치해 심었어요.” 집이 가까우니 주인의식을 갖고 산책할 때마다 살피겠다고 했다.
유라 양이 가족과 함께 만드는 6번 정원은 성에 선자가 있어 아빠(선정훈)가 ‘눈부신 햇살’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한혜선(엄마) 씨는 “지난해 친구가 함께 하자고 했는데 꽃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용기를 내지 못했어요. 인터넷을 통해 아이들과 꽃에 대해 배우고 골랐어요”라며 그릇을 놓아 연못도 만들고 허브 다육이 등을 심었다.
꽃향기처럼 사람들의 미소가 온 세상에 퍼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인숙, 최정화 씨 등 여섯 명이 참여한 7번 정원 ‘에벤에셀’ 팀은 “꽃을 보며 웃음 짓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예쁜 웃음꽃을 지을 수 있도록 행복한 정원을 만들고자 한다”고 정원을 소개했다.
8번 정원 ‘향기로운 풍경’은 판교생태학습원 시민정원사 5기생들이 꾸몄다. “봄, 여름, 가을 향기로운 나무와 꽃, 허브 등을 주제로 향기 나는 정원을 만들었어요.”
사계를 표현한 성남가드너 심화반 2기 수료생 15명(9~11번 정원)은 시민들이 꽃을 보는 즐거움, 쉼과 여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모두의 정성을 담아 정원을 만들었다.
권인숙 팀장은 “집에서 키운 에니시다와 홍콩야자 나무까지 가져와 정원 꾸미기에 활용했는데 시민들을 위해 배운 것을 실천하고자 참여했어요. 즐겁게 놀고 가세요. 쉬어가세요. 아름다움을 느껴보세요”라고 한뼘정원 작품을 소개한다.
마치 아름다운 꽃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그리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매일 초록으로 물드는 싱그러운 정원 ‘에버그린’은 심미영, 김미혜 씨가 휴식공간을 활용해 디자인했다. 12번 정원에 앉아보고 싶어진다.
흰 꽃 말채나무를 정성스럽게 엮는 모습에 전문성이 느껴지는 13번 정원 ‘탄·사모’ 팀(홍정리, 장혜숙, 이혜숙, 김승민, 이해규).
“정원에서 만난 인연들이 꽃을 심습니다”라며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웃음으로 이어지는 느티마을길, 가다 멈추고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은 꽃밭이 완성되면 늘 보러오겠다고 인사했다.
“요정(Fairy)의 순수함을 정원으로 승화시켜 동심 속 여행으로 함께 공감하고자 합니다.”
14번 정원 ‘푸르미’는 직장동료들이 꾸민 동화마을 같은 정원이다. 루피너스가 한창 피어 있고, 쫑긋 귀를 세운 토끼가 정원을 지키고 있다.
산책 나온 이들이 “잘 꾸몄네. 정말 아름답네”라고 칭찬하며 지나간다.
성남시청 느티나무길 한뼘정원으로 나들이 오세요!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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