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어려서부터 페인트 냄새가 익숙했다. 극장 간판 화가였던 아버지의 옆에서 유년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림은 자연스럽게 내 삶에 스며들었다”며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하고 미래도 내 삶은 그림과 함께할 것”이라는 그는, 그림 외에 다른 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인간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는 최 화백은 수많은 그림의 종류 중 유독 인물화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화의 전통기법인 먹의 선으로만 그림을 그리는 백묘법(白描法)과 서양화의 명암법(明暗法)을 사용한 그의 인물화는 부드럽고 힘이 있다. 인간의 모습 중 특히 아름다운 부분은 눈이라는 그는 “백묘법을 사용함으로 하얀 여백을 살려주는 기쁨을 알게됐고, 인물화가 빛을 발하는 순간은 점안을 할 때”라며 “사람의 눈빛은 속일 수 없고 눈이 닮지 않으면 그 사람의 얼굴 전체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점안은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이며 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고 증명하는 일이다. 그의 인물화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눈빛이 말을 건네는 것 같아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그의 인물화는 유명하다. ‘IOC 사마란치 위원장’, ‘삼성 이건희 회장’, ‘앨빈토플러’, ‘최경주 프로골프선수’, ‘영화배우 배용준’, 그리고 ‘한미정상 회의’ 의 전 선물로 전달된 ‘오바마 미 대통령 백자부부화’까지, 주최 측의 요청으로 수많은 저명인사들이 그의 땀과 노력과 손을 거쳐 액자 또는 도자기 등에 그림으로 피어날 만큼 그도 저명인사다. “내가 가진 재주로 그려준 인물에 만족하는 사람들과 인물화를 공유하는 기쁨이란 어떤 대가보다 크다”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것 또한 큰 행복”이라는 그의 마음속엔 봄물처럼 따뜻한 인간애가 있다. ‘인간의 내면과 의식, 무의식, 감정까지 끄집어낸다’는 드로잉(drawing), 그의 드로잉은 매우 독특하며 밑그림의 도구로 크레파스를 사용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미술재료 도구는 크레파스고 어려운 미술 표현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어린이가 사용하는 것”이라며 크레파스를 함부로 취급하면 안 된다는 그는 현재 태어난 곳, 고향에 <최금갤러리> 공간을 준비 중이다. 사람에게도 여백이 있을까. 그렇다면 그가 아름다운 건, 하얀 여백을 살려주는 밝음과 인간에 대한 배려, 예술에 대한 열정과 가족을 사랑하는 진실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조민자 기자 dudlfdk@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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