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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광장] 수필

추억 속 마지막 김장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4/10/29 [16:1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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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마지막 김장

김창양 수정구 태평동  

 

올해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이 다가오고, 매년 날씨가 추웠던 수능일도 며칠 남지 않았다. 예전에는 이 무렵 밭에 심었던 배추와 무를 가져와 김장을 준비하고 연탄을 들여 놓아 겨울 채비를 시작했다.

 

우리집도 매년 이맘때 어머니가 김장과 연탄을 준비하셨는데 이 두 가지는 겨울나기에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릴 적 살았던 시골에서는 겨울이 지금보다 빨리 오고 더 추운 느낌이었다. 집집마다 연탄으로 난방하느라 다 타버린 연탄재가 골목길에 층 층이 쌓여 있었는데, 추억 속의 정겹고 친숙 한 장면이다.

 

어릴 적 김장하는 날이면 어머니와 동네 이웃 집 아주머니들이 함께 김치를 담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갓 담근 김치로 싸서 먹는 막 삶은 따뜻한 돼지고기는 김장하는 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날은 먹을 것이 많아 꼭 잔칫날  같았다.

 

작년까지 어머니가 해 주시는 김치를 맛있게 먹었는데 올해 어머니는 치매로 병원 진료를 받으시다가 요양원에 입소하셨다. 입소하시던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괴롭다. 어머니께 좀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미련이 남는다.

 

어머니의 마지막 김장은 과거의 추억이 되고, 요즘은 동네 마트에서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사다 먹는다. 어릴 적 시골집 마당에서 배추를 절이고 고춧가루를 넣으며 김장하던 모습은 이제 볼 수 없을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김장철이 다가오는 요즘, 어머니가 더욱 그립다.

 

* 독자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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