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고루,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게, 어느 한 곳 소외되지 않게….’ 상큼한 바람과 따뜻한 봄 햇살이 마주 앉아서 대화를 나눈다면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주고받지는 않을까? 너그러운 봄볕 한창인 날, 분당에 위치한 태봉산(해발318m)으로 향해본다. 태봉산은 근육질의 서어나무 군락지가 있는 청정 숲길을 갖춘 산이지만 외부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시민들에게 먼저 소개해 보기로 한다. 동원동에서 시작되는 산행의 들머리는 봄을 흡수하고 있는 농촌 들녘이 배경이지만 계절보다 한걸음 일찍 서둘러 걷고 있는 이유로 봄을 마중하는 느낌이다. 신갈나무, 졸참나무, 물오리나무, 때죽나무 위로 섬세하게 내려앉고 있던 봄기운이 인기척에 놀란 나머지 나무 뒤로 살짝 숨어드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4~5월이면 개화할 거라는 설명과 함께 나무마다 달려있는 이름표를 확인하면서 걷는 것 또한 산행의 즐거움이다. 태봉산 정상까지는 약 4km, 쉬엄쉬엄 걸음으로 2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능선은 둘이서 나란하게 걷기보다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걸음이 어울리는 오솔길이 부드러운 너울처럼 펼쳐져 있다. 성질 사납게 돋아있는 돌부리도 없으며 가파르지 않는 완만한 능선 위로는 솔가리들이 폭신하게 깔려있다. 그래선지 오르는 내내 다리가 아프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높지도 낮지도 않으며 오염이 적은 산”이라며 “여름에는 시원하고 특히 공기가 좋아서 자주 찾는다”고 태봉산에 대한 좋은 점을 헤리티지에서 오셨다는 어르신께 전해들을 수 있었다. 정상까지 오르는 능선에는 작은 나무푯말이 길을 정확하게 안내해 주고 잠깐의 휴식을 위해 중간 중간에는 나무의자가 설치돼 있다. 하산 길은 푯말의 안내에 따라 오르던 길을 다시 걸을 수도 고쇳골마을·백현동·정자동 등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해서 내려올 수 있다. 태봉산행은 720번, 500번, 77-1번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으며 승용차로는 ‘동원북로 22번길’을 선택한 후 찾아가는 방법이 있다. 산의 능선을 걷는 내내 태봉산이 <걷기여행 코스> 책자에 실릴 만한 이유를 하나씩 발견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지면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본 태봉산에 대한 자세한 취재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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