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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남매의 소란스러운 행복

[우리 동네 아가들] 지소현 분당초교 5학년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5/05/29 [14:4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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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란한 삼 남매     

 

나는 삼 남매 중 둘째, 초등학교 5학년. 첫째는 중학교 2학년 오빠고, 막내는 유치원에 다니는 일곱 살 여동생이다. 매일같이 오빠에게 지지 않으려고, 막내에게는 내 물건을 뺏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느라 바쁘다.

 

오빠는 요즘 중2병이 온 것 같다. 며칠 전, 내가 숙제하고 있는데 갑자기 노크도 없이 내 방에 들어와 자기 이야기를 막 하며 대답을 요구했다. 방해받기 싫어 “나가 줘”라고 했더니, 싫다면서 나가지 않아 결국 말다툼이 벌어졌다. 매일 싸워서 보기 싫을 때도 많지만, 가끔 나에게 젤리나 과자를 나눠 줄 때는 조금 고마울 때도 있다.

 

막내는 여동생이라 그런지 내 물건을 많이 탐낸다. 내가 학교에서 받은 피규어 연필을 가지고 싶다고 해서 “안 돼”라고 했더니, 엄마에게 달려가 일렀다. 결국 엄마가 “그냥 줘” 하셔서 동생에게 빼앗겼다. 내 동생이긴 하지만 이럴 때는 너무 기분 나쁘고 미울 때도 있다. 그래도 먼저 나에게 말을 걸고, 같이 놀다 보면 싸운 것도 잊어버린다.

 

삼 남매로 산다는 건 매일 소란스럽지만 그 안에서만 느끼는 특별한 정이 있다. 오빠와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함께 이야기하고, 막내와는 피아노를 누가 먼저 칠지 싸우다가도 그림을 함께 그리며 화해한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하루 다투고, 배우고, 함께 자라고 있다.

 

친구 중에는 외동인 아이도 많고, 조용한 집에서 지낸다는 아이도 많다. 가끔은 혼자서 모든 걸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부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친구들이 왠지 외로워 보일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삼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오빠, 동생과 엄마, 아빠와 함께 시끌벅적한 집에서 자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내일은 우리 아빠의 마흔네 번째 생신이다. 아빠는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하신다. 늘 핸드폰을 손에 들고 뛰셔서 불편해 보였다. 며칠의 고민 끝에 운동할 때 팔에 착붙는 주머니를 사드렸다. 아빠는 활짝 웃으며 “와, 이거 진짜 필요했는데! 너무 고맙다!”라고 하셨다. 그 순간, 진심으로 뿌듯했다.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느낀다. 가족이 많으면 사랑도 많아진다. 함께 자라는 아이들 속에서 우리는 더 깊은 정과 책임, 따뜻함을 배우고 있다.

 

지소현 분당초교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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