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할머니 댁에 다녀왔어요. 제가 직장인이 돼 처음 맞는 할머니 생신이라 선물을 꼭 준비하려 했는데 정신없이 보내다 그만 준비를 못했어요!
너무 죄송한 마음에 현금이라도 찾아오려는데 엄마가 괜찮다고 가보면 안다고 하셨어요. 얼떨결에 할머니댁으로 향했어요. 도착해서는 반갑게 인사도 하고 맛있는 점심도 먹었어요
드디어 할머니께 선물을 전달할 시간이 됐어요. 빈손인 저는 죄송한 마음에 뒤로 물러서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가족들 모두가 빈손이었어요. 어리둥절해하고 있는데 엄마가 할머니 선물이라면서 옷장에서 담요를 가져와 펴시는 거예요.
알고 보니 올해 할머니께서 생신 선물은 ‘보이지 않는 선물’로 달라고 하셨대요. 올해 75세인 할머니는 그동안 비싸고 좋은 선물을 많이 받으셨다며 이제는 보이지 않는 선물로 받고 싶다고 하신 거래요.
올해 할머니 생신 선물은 엄마와 아빠는 올 때마다 화투 10회, 외삼촌은 드라이브, 외숙모는 최신 트로트 가르쳐주기, 귀여운 사촌 동생은 어깨 주물러 드리기였어요. 정말 좋아하실까 싶었지만 할머니는 그 어느 해보다 진심으로 기뻐하셨어요.
저는 저만의 비법으로 10년은 더 젊어 보이는 사랑스러운 화장을 해드렸어요. 하다 보니 이 보이지 않는 선물이 보이는 물질적인 선물보다 훨씬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역시 화장을 해드리면서 제가 우리 할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겠더라고요. 그 어떤 선물보다 진심과 정성이 담긴 선물이었거든요.
이런 선물을 제안하신 우리 할머니! 정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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