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지막 시간이 다가왔을 때,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성남시의료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로 연결해 주었고 한 주의 기다림 끝에 입원할 수 있었다.
14일 동안 입원해 계시면서 아버지는 너무 큰 사랑을 받고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이 발 마사지를 해주시고 예쁜 꽃도 꽂아주시고 간호사들이 가족 혼자서는 하기 힘든 체위도 자주 바꿔주셨다. 제일 감사한 건 최진호 센터장님이 늘 밝은 미소로 마지막까지 자상하게 살펴주셔서 고통 없이 편하게 돌아가셨다”고 했다. “성남시에 살면서 이렇게 감사한 혜택을 누린 건 처음”이라고 했다.
성남시의료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는 2022년 5월에 오픈했다. 그 당시 성남시 전체의 유일한 호스피스 전문기관이었다. 병실은 1인실과 4인실로 구성돼 있고 15병상이 운영 중이다. 그 외 가족실, 프로그램실, 샤워실, 임종실도 마련돼 있다.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최고의 만족도를 보이는 센터를 찾았다. 어떤 점이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경감하고 삶의 질을 높여 잊지 못할 감사로 이어지는지.
첫째는 의료진이다. 오픈 때부터 말기암 환자들과 가족들의 마음을 살피며 위로해 주는 따뜻한 심성과 언어를 지닌 최진호 센터장(혈액종양내과)은 센터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어떤 환자에게는 책도 선물하고 인격적으로 환자와 가족을 존중해 주는 최 센터장을 만난다는 건 임종을 앞둔 분들에게 큰 행운이다.
올 4월부터 박영수 과장(산부인과)과 이재혁 과장(가정의학과)이 합류했다. 여성들을 진료하는 산부인과 박 과장과 계명대학교 병원에서 5년 동안 호스피스센터를 운영했던 이 과장의 동참으로 센터는 더욱 견고해졌다.
둘째는 간호팀이다. 환자들과 함께 웃고 울던 윤정선 파트장이 3년 동안 근무하면서 섬김의 모본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11명의 간호사가 3년 동안 별 이동 없이 그대로 근무한다.
병원의 배려로 호스피스 병동은 오픈 멤버가 그대로 있으면서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뭘 해야 할지 소통이 된다. 22년 오픈할 때 보다 훨씬 더 화기애애하고 단합된 모습이 보였다.
셋째는 자원봉사팀이다. 올해 71세인 이학재 ‘사랑하는 호스피스’ 대표는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목욕봉사를 하고 땀에 젖은 모습이었다. “30년 봉사를 하면서 수도권에 안 가본 호스피스 병동이 없지만 성남시의료원이 단연 최고”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오는 자원봉사자 25명도 2년째 같은 분들이다. 목욕 봉사, 이·미용 봉사, 영정사진 봉사 등 매일 3~4명이 순차적으로 들어와 봉사한다. 진심으로 환자를 섬기는 모습에서 가족들은 큰 감동을 받는다.
넷째는 돌봄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는 심리적 돌봄, 경제적인 어려움을 파악,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지원하는 사회적 돌봄, 죽음에 대한 고통을 경감하기 위한 영적 돌봄, 임종 시 가족이 임종을 준비할 임종 돌봄, 사별 후 가족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사별 가족 돌봄이 있다.
김혜지 사회복지사는 설·추석, 말복, 가정의 달, 성탄절, 연말, 또 환자의 생일, 결혼기념일에 맞춰 작은 축하 행사를 연다. 원예·미술·음악·캘리그라피 요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런 센터를 모든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엄격한 조건이 있다. 말기암 진단을 받고 더 이상 적극적인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 기대여명이 2~3개월로 진료될 때, 연명치료를 더 이상 원치 않을 때만 입실 가능하다. 항암 중일 때는 입실이 안 된다.
그동안 너무 대기가 많아 가정에서 임종을 맞는 분이 계셨는데 이제는 일반병동에서 먼저 입원하고 1~2주 후에는 입실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
모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섬김과 배려에 성남시의료원이 더욱 돋보이는 하루였다.
성남시의료원 031-738-7000 취재 구현주 기자 sunlin1225@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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