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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탄천을 걷다… 진수전·김복희, 이국균·최지숙 부부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03/24 [13:3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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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엔 스페인 도보 순례여행길 도전

걷기운동은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기 순환을 시켜주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적합한 운동이다.

봄을 노래하는 새들의 기쁨과 두터운 겨울옷을 벗어 던진 물줄기의 발랄함이 어우러져 요즘 탄천은 최고의 걷기 코스를 뽐내고 있다.

부쩍 늘어난 사람들 틈에서 이매동에 거주하는 진수전(65·사진 오른쪽)·김복희(59) 부부와 이국균(65·왼쪽)· 최지숙(60)부부를 만났다. 이들 부부는 탄천을 따라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30㎞를 걷고 나머지 날은 매일 10㎞를 걷는다. 내친김에 4월 29일부터 6월 10일까지 스페인의 카미노(도보 순례여행길)에도 참여해 900㎞를 걸을 계획이다. 목표가 확실하기 때문일까? 모두 6~9㎏의 배낭을 메고도 발걸음이 가볍다.

도전 “예전에 66세 된 노인이 전주에서 춘천까지 걸어가시는 걸 봤어요. 우리가 아직 더 젊은데 충분히 하겠다. 그런 도전하는 마음이 딱 생기더라고요. 그때까지는 일주일에 한 번 등산을 하는 정도였는데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걷게 됐지요.”

대령으로 예편해 6년째 걷기에 심취한 진수전 씨는 고등학교 친구인 이국균 씨와 고향인 마산에서 성남까지, 아내 김복희 씨와도 성남에서 마산까지 13일을 걸어서 다닐 정도다. “얼마 전 친구와 광화문에서 만나고 집까지 걸어왔더니 8시간 걸리더라고요.” 정말 걷기의 달인이 아닐 수 없다.

열정 “올라~(안녕하세요), 브엔까미노~(부디 좋은 길 되세요),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어요.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 스페인어도 해야지요.” 지금까지 비싼 옷이나 보석을 사지 않고 대신 여행을 즐긴다는 김복희 씨의 싸이월드에는 그녀가 여행한 사진과 글이 너무나 잘 어우러져 감탄이 절로 쏟아진다. 젊은 사람들보다 더 젊게 사는 그녀가 얘기한다. 젊어서 여행을 하는 것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도 알게 될 거라고.

기원 “모두 건강관리 잘하고 훈련도 많이 해서 카미노를 잘 마치고 왔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우정도 다지고 아직 젊다는 것을 되살리는 계기도 되었으면 합니다.” 대기업 부사장으로 퇴임한 이국균 씨의 바람 속에는 친구와 아내에 대한 사랑이 배여 있다.

건강 하루 30분 이상 걷는 것이 만병통치라고 힘주어 말하는 최지숙 씨. 고기리에 위치한 ㅅ갤러리의 관장이자 걷기의 전도자다. “원래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었는데 2년 전 계단에서 넘어져 척추골절로 수술까지 했어요. 9개월 전부터 하루 1시간씩 걷다가 이젠 30㎞도 거뜬히 걸을 수 있게 되었어요. 걷기 시작하면서 허리도 싹 나았어요.”

우리도 친구와, 가족과 봄날의 탄천이 내뿜는 향기에 취해 걸어 보자. 걷다가 이들을 만난다면 큰소리로 “브엔까미노~”를 외치자. 그 인사에 힘을 얻은 그들은 봄꽃보다 환한 미소로 반길 것이다.

구현주 기자 sunlin-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