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시장 중원구 은행2동 은행시장을 둘러보면서 마치 오래된 흑백영화 속 주인공들을 만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믿음사(금은방) 사장님도, 철물점 사장님, 포목점, 중앙 닭집 어르신도…. 40여 년의 세월이 무색하다 싶을 만큼 여전한 모습이다. 주위에 사람들이 터를 잡고, 마을이 형성되고, 변화하고 발전을 거듭해 현재에 이르는 동안 오롯하게 서있어 온 은행시장 만큼이나 상인들은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사람들의 이웃 자리를 지켜내고 있었다. “한 자리에서 40년 동안 닭집을 운영하고 있고,마늘통닭 맛은 전국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중앙 닭집 원용분(76) 어르신의 한숨이 깊다. “대형마트는 둘째 치고, 주차 공간 부족과 우후죽순 생겨나는 주위 노점상으로 인해 시장 안은 점점 움츠러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실의 고단함을 드러낸다. 전통시장도 살리고 지역경제도 활성화하기 위해 주차장 확보와 은행시장 주변 노점상 단속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은행동 자유(골목)시장 “오징어가 싱싱해 보이네, 얼마죠?”, “네, 세 마리에 오천 원인데 특별히 사천 원에 드리겠습니다.” 해산물을 판매하는 새아침수산(차인태) 안의 풍경은 신선한 해산물보다 더 싱싱해 보인다. 선민경(47·은행2동) 씨는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인들의 인심에 반해서 찬거리를 구입하러 매일같이 자유시장에 나온다”고 한다. 경쾌하고 활기찬 풍경이 시장 안 골목을 가득채우고 있다. 은행시장 뒤편(은행2동 1531번지 일대)에는 언젠가부터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골목이 있다. 은행동 자유시장이라는 이름으로 터를 잡은 후 어느새 20년이 훌쩍 지났다고 한다. “재개발로 인해 소비자의 3분의 1이 빠져나가 예전만은 못하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간 후에도 찾아오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친절과 품질, 저렴한 가격에 자신이 있다”는 유명이(두부박사) 씨. “이곳에서 24년간 속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어린 학생이었던 손님이 어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찾아와 준다는 것에 흐뭇하고, 우리를 먹여 살려주는 소비자께 감사하다”며 “그런 이웃을 위해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하는 윤재성(BYC) 씨. “상품에 대한 좋은 평가와 믿음으로 찾아주는 소비자들께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불우이웃반찬봉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배득영(찬찬찬 반찬) 씨의 말까지 이어 들으며, 상품에 대한 자부심과 상인들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활기찬 시장을 이끌어가는 원천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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