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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성남문화원이 주최하고 성남시가 후원하는 향토유적지 6차 순례가 시작됐다. 12월 2일(화) 겨울의 함성이 들리는 날, 청명한 하늘과 찬란한 햇빛의 축하인사를 받으며 80명의 시민들이 답사를 떠났다. 밖은 찬 기운이 매서웠지만 버스 안은 지인들과 과일, 빵 등을 나눠 먹으며 담소하는 시민들의 정으로 푸근했다.
문화원에서 출발한 지 3시간이 지나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사찰이자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극락전이 있는 천등산 봉정사에 닿았다.
봉정사는 신라 문무왕 12년(672년)에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 스님이 창건한 사찰이다. 천등산은 원래 대망산이라 불렀는데 능인 스님이 대망산 바위굴에서 도를 닦던 중 스님의 도력에 감복한 천상의 선녀가 하늘에서 등불을 내려 굴 안을 환하게 밝혀 천등산이라 이름하고 그 굴을 ‘천등굴’이라 했다.
그 뒤 더욱 수행을 하던 능인 스님이 도력으로 봉황을 접어 날리니 이곳에 와서 앉았다 해 봉황새 봉(鳳)자에 머무를 정(停)자를 따서 봉정사라 명명했다.
그 뒤 6차례에 걸쳐 중수했으며 국보 제15호인 극락전, 국보 제311호인 대웅전, 보물 6건이 있다.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방문해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라고 적은 글은 유명하다.
양재에서 오래 살다가 성남으로 이사 왔다는 박혜신(금곡동) 씨는 “얼마 전 성남물빛정원 음악회를 다녀오며 성남은 참 살기 좋은 곳이라고 느꼈는데 이렇게 시에서 지원해서 향토유적지 답사를 오니 성남으로 이사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성남에 대한 호감을 전했다.
중앙선 1942 안동역은 과거 안동역이 있던 부지를 복합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 곳이다.
1942년 건축된 구 안동역의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문화와 예술,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현재 한국정신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으며 전시, 공연, 카페 등 디양한 문화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김성숙(은행동) 씨와 김영옥(은행동) 씨는 문화원에서 클래식 기타를 배우면서 가까운 사이가 됐고 김성숙 씨는 현장에 있던 피아노를 쳐보라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즉흥 연주를 하기도 했다.
맛있는 점심식사 후 찾은 하회마을은 고려 말 풍산 류씨 가문의 입향조 류종혜가 터를 잡으면서 시작됐다. 풍산 류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 동성마을이며 조선시대 겸암 류운룡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예 류성룡 형제가 태어난 곳이다.
‘하회’라 한 것은 낙동강이 S자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안고 흐르는 데서 유래됐다. 마을은 정겨운 산들과 낙동강, 강변 백사장이 농경지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옛 모습을 그대로 지켜낸 것 같았다.
이명섭·이종비 씨는 문화원에서 부부가 같이 인문학 강의를 듣는다. “부부가 같이 강의를 들으며 배우는 것도 좋은데 이렇게 야외로 답사를 같이 나오니 더 좋다”면서 “문화원에서 같이 배우는 분들의 따뜻한 인심도 느끼고 안동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배워간다“고 했다.
최란숙(성남동)·홍서정(위례동) 씨는 문화원에서 10여 년을 사군자를 배우면서 친해진 사이다.
“문화원에서 그림으로만 그리던 소나무와 산, 흐르는 강들을 직접 보고 느끼니 자연이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문화원에서 사군자를 배우는 것도 참 감사한데 이렇게 답사까지 나오게 돼 성남시와 문화원에 감사하다”고 했다.
시민들은 안동 유적지 답사를 통해 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며 성남에 대한 애향심이 더욱 고취되는 듯했다.
취재 구현주 기자 sunlin1225@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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