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국가왕실의 고문서(古文書)와 각 지방에서 기탁한 민간 고문서류 등 귀중한 자료를 관리하고 연구하는 도서관이다. 장서각의 도서는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 연구의 소중한 자료며 대부분 초서체의 자료를 해독하고 조사·수집·정리·연구하고 출간하는 중심에 안승준(52·분당구 운중동·사진) 책임연구원이 있다. 한국학대학원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고문서학에 특히 관심이 많았으며 우리나라 최초 고문서학 박사다. 어려서부터 유교문화에 익숙했던 그는 부모님 슬하에서 한자를 배웠고 전통문화와 예의범절은 자연스럽게 몸에 스며들었다. 30여 년 동안 고문서를 연구하면서 아버지를 닮아 사람을 가장 중요시하는 그는, 들꽃 같은 삶을 산 하층민의 삶과 철학이 배어 있는 고문서도 연구 출간예정이다. “목적을 갖고 기록된 고문서는 사람의 뒷모습으로 보이지 않는 뒷부분, 삶의 이야기다. 고문서를 통해 그 시대상은 물론 그 사람의 일생을 엿볼 수 있고 의·식·주, 계층 간의 갈등, 민원처리 등 총체적인 것을 알 수 있다”는 그는 “가깝게는 성남시민들께 장서각을 알리고 그 동안의 지식과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 사상과 올바른 역사문화인식을 위한 진입로 역할과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환원하는 의미로 내가 가진 재능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무려 17년 동안 경기도립 성남도서관에서 동몽선습, 서학,대학, 통감절요 등 한국전통 문화와 역사는 물론 중국과 일본 역사 등 고서를 통해 강의 중이다. 그는 “전통 문화의 학술과 지식의 대중화는 전문가들이 앞장서고 어려운 내용일수록 쉬운 언어 형태와 비유, 핵심 내용을 쉬운 논리구조와 언어구조로 만들어 빠르게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강생은 최고령 87세부터 대학생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그는 “평생학습 개념으로 진도나 기능적인 것보다, 서당 수업형식의 읽고 습득해서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배어나올 때까지 기억의 톱니바퀴를 돌리듯 반복한다”며 “행동과 마음 씀씀이는 이미 선생으로 그분들께 성찰해서 깨닫는 앎도 배우고 삶의 길을 공유하며 서로가 구심점 역할을 하는 장”이라는 그의 마음 씀씀이는 수강생들에 대한 존경과 배려가 있다. 나를 태워 남을 이롭게 하는 장서각의 안승준 책임연구원. 더불어 잘 사는 자본주의를 실천한 경상북도 ‘경주 최씨 최부자’와 아버지처럼 사람을 가장 중요시하고 장서각의 후학을 양성하는 그의 인품과 자태에서 오랜 전통과 역사문화가 고문서처럼 깊고 고요하게 면면히 흐르고 있다. 뜨거운 햇발이 정수리를 가차 없이 핥아 대던 오후, 그 선명한 오후의 장서각에서 조선 최고의 교육기관 성균관의 온화하고 천진한 모습의 대사성이, 시공을 초월해 아름다운 흰옷을 입고 성큼성큼 걸어 나온 것 같다. 조민자 기자 dudlfdk@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