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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는 '도시 숲속 새들' 이야기

신구대학교식물원 기획사진전 ‘공존의 철학, 우리 곁에 새’ 3월 15일까지 열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6/02/24 [20:5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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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대학교식물원(원장 전정일) 갤러리 우촌은 20251218일부터 사진전 공존의 철학, 우리 곁에 새>를 진행 중이다이번 전시는 국립산림과학원(김용관 원장) 산하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박찬열 센터장)의 협조로 1천 장의 사진 중 엄선된 130장 사진이 전시됐다.


▲ 국립산림과학원(김용관 원장) 산하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 박찬열 센터장 © 비전성남

 

'공존'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우선 새는 한국인과 어떤 관계를 이어왔는지를 소개하며 시작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새를 신성하게 여겨 신앙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이를 조령신앙이라 했다, 그래서 청동기시대 농경문청동기에 마을을 지켜주는 솟대 끝에 새가 등장했다.

 

삼한시대엔 새 모양 토기나 새 장식 토기 등이 만들어졌고 우즈베키스탄 아프라시압 궁전벽화를 보면 고구려 사람들은 새의 깃털로 장식한 조우관(鳥羽官)을 쓰기도 했다.

 

▲ 박찬열 센터장이 직접 촬영한 우즈베키스탄 아프라시압 궁전벽화. 벽화 속에 꿩 깃털로 장식한 조우관을 쓴 고구려 사신의 모습이 있다.  © 비전성남

 

▲ 박찬열 센터장이 직접 촬영한 우즈베키스탄 아프라시압 궁전벽화. 벽화 속에 꿩 깃털로 장식한 조우관을 쓴 고구려 사신의 모습이 있다.  © 비전성남

 

우리 조상들은 까치 소리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다고 믿으며 새 울음소리에도 의미를 부여했고 처마 밑에 둥지를 튼 제비는 행운의 씨앗을 전해준다고 믿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새로 꼽힌 새 두 가지가 고니와 독수리인 것을 고려해 고니와 독수리를 전시에서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백조로 알고 있는 고니는 순우리말이다.

 

▲ 일본어인 백조라고 불리는 고니  © 비전성남

 

우리가 사용하는 500원 동전에 등장하기도 하고 조선시대 문관의 흉배 장식에 등장하는 새가 두루미다. 두루미와 함께 재두루미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곳이 철원이다.

 

철원에서는 추수가 끝난 땅을 갈아 엎지 않아 가을 추수 후 남은 곡식을 찾아 철원평야를 찾아오는 두루미와 나눔을 통한 공존을 시도한다고 한다.

 

▲ 머리 부분이 붉은 색을 띠어 단정학이라 불리기도 하는 철원의 두루미  © 비전성남

 

두루미와 재두루미 이외에도 꿩 사냥에 사용되며 시치미를 떼다란 말의 어원이 된 새매가 소개됐다. 대나무밭에서 사냥한 멧비둘기를 먹는 생생한 새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새와 한국인에서는 일상생활에 녹아있는 새들과 한국인들의 깊은 인연들을 느낄 수 있다

 

▲ 꿩 사냥에 사용되며 ‘시치미를 떼다’란 말의 어원이 된 새매  © 비전성남

 

이번 전시에선 많은 새들이 사라졌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새들은 도시 숲에서 적응하며 우리와 공존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도시 숲에서 포착된 사진전의 새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새들을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보게 된다.


▲ 검푸른 단일색으로 알려진 까치는 여러 가지 색이 어우려진 구조색을 띈다.  © 비전성남

 

한국인과 새’ 다음으로 이어지는 우리 마을의 새’ 섹션에선 구조색(structure color)이 잘 드러난 까치의 사진을 만날 수 있다까치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전해졌고, 제주도에는 대한항공이 취항하면서 이동했다고 한다.

 

암컷에게 잘 선택받기 위해 새들은 구조색을 가지는데 빛의 굴절에 의해 드러나는 구조색을 사진으로 포착하기는 쉽지 않다. 수십 번의 셔터를 눌러 겨우 얻을 수 있는데 구조색이 잘 드러난 까치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에는 새들을 탐조해 온 박 센터장의 애정과 정성이 드러나는 이야기를 품은 사진들이 가득하다.


▲ 땅강아지를 부리에 가득 물고 있는 찌르레기  © 비전성남

 

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찌르레기는 땅강아지를 좋아하는데 마을에 흔한 새였다. 사진전에서 먹이를 부리에 가득 물고 있는 찌르레기 모습이 참 귀엽다.

 

뱁새가 황새 쫒아가려고 하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에 등장하는 뱁새가 붉은머리 오목눈이다. 지금도 도시숲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도시숲의 지표조류 6가지로는 꿩, 동고비, 박새, 붉은머리 오목눈이, 오색딱따구리흰배지빠귀가 있다.

 

참새 먹이망 변화에서는 참새가 적응하며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새라는 것을 알려주는데 중국 고창고성의 참새는 원래 똥 속의 벌레를 잡아먹었다. 도시화가 진행되고 전기차가 보급된 환경변화 속에서 똥 속의 벌레 대신 국수가닥을 입에 물고 있는 모습을 포착한 박 센터장의 사진이 도시환경에 적응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참새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 중국 고창고성의 참새가 똥 속 벌레를 잡아먹었는데 도시화가 진행되고 전기차가 보급된 환경변화 속에서 똥 속 벌레 대신 국수가닥을 입에 물고 있는 모습  © 비전성남

 

머리부분이 중세의 병사처럼 생긴 독특한 모습의 후투티도 소개됐다. 후투티가 많아지면 전쟁이 많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후투티는 순우리말이다.


▲ 후투티  © 비전성남

 

박 센터장이 직접 설계한 인공새집이 소개된 공존, 새를 부르는 손길에서는 새들과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의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다.

 

새가 사라진 숲은 죽어가는 숲으로 그 여파는 부메랑이 돼 우리에게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PT병으로 만든 새들의 먹이대 사진들이 눈에 띈다.

 

▲ 박찬열 센터장이 직접 설계한 인공새집 - 3개 줄이 있어 새들이 드나들기 편하고, 밑에는 물빠짐을 위해 4개 구멍이 만들어져있다.  © 비전성남

 

새들은 이끼나 거미줄, 지푸라기 등 다양한 재료를 둥지에 사용하는데 최근 둥지에선 도시화로 변화된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대체해 집을 짓는다. 테니스장 옆에 둥지를 지을 땐 테니스공의 부스러기를 이용하고 도시의 길가에 떨어진 담배필터도 요긴하게 쓴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며 우리곁에 함께 살아가는 새들은 사실 우리들의 지혜로운 이웃인 것이다.

 

▲ 페트병으로 만든 먹이대에 새들이 찾아온 모습 - 새와 공존을 위한 노력 중 하나다.  © 비전성남

 

사진전에서 만난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 박찬열 센터장은 새들은 다른 새가 울면 절대 끼어들지 않습니다. 사람들보다 대화의 예절을 잘 알고 있는 거죠. 새들을 관찰하면 우리가 배울 점이 참 많아요. 우리는 지헤롭게 환경에 적응해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새에게서 배우는 지혜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 테스장 옆에서 테니스공의 부스러기로 지은 둥지     ©비전성남

 

이번 사진전은 315일까지 이어진다.

 

신구대학교식물원은 공존의 철학, 우리 곁에 새에 이어 버섯에 대한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 식용이 아닌 버섯의 생태계에서 분해자로서의 역할을 조명하며 '공존의 미학'이란 주제로 전시를 열 것이라고 한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www.sbg.or.kr) 또는 전화(031-724-160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