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5일, 신구대학교식물원(원장 전정일) 기획사진전 ‘공존의 미학_보이지 않는 숲의 주인공, 버섯’과 관련된 특별강연이 있었다.
신구대학교식물원은 지난 3월 19일부터 갤러리 우촌에서 기획사진전 ‘공존의 미학_보이지 않는 숲의 주인공, 버섯’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수목원의 협조로 제공된 공생버섯, 부생버섯, 청계산에서 볼 수 있는 버섯, 독특한 형태의 버섯 등 다양한 버섯의 모습을 사진과 전시물로 소개한다. 기후 위기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생태·순환·공생의 가치를 숲속 생명체 버섯을 통해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25일 특별강연 강사는 자생버섯 분류전문가인 국립수목원 한상국 박사로 이번 기획사진전에 많은 사진을 제공한 주인공이다.
전정일 식구대식물원 원장은 “이번 전시와 강연은 한상국 박사와 2016년 중앙아시아 식물탐사에서 만나면서 언젠가 버섯에 관한 전시를 하자고 약속한 지 10년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전시회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버섯은 미생물 균류(fungi) 고등균류에서 피어나는 꽃이나 열매의 한 종류다, 버섯은 포자(식물의 종자와 같은 역할)을 만들어서 퍼트리는 곰팡이 생식기관 중 하나로 스스로 영양분을 만드는 광합성을 할 수 없어서 식물이 아니다.
숲속의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버섯은 숲속에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해 다채로운 역할을 하며 숲에서 꼭 필요한 존재다.
먼저 버섯이 숲에서 사라진다면 숲은 쓰러진 나무와 낙엽이 뒤엉킨 쓰레기장이 된다고 한다. 왜 그럴까? 버섯이 숲의 쓰러진 나무와 떨어진 낙엽 등을 분해해 숲의 영양 가득한 흙으로 회귀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분해자 역할을 하는 버섯을 ‘부생버섯’이라 부른다.
한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큰 태풍이 숲을 휩쓸고 지나가면 뿌리가 뽑힌 나무와 가지들에 노루궁뎅이버섯, 영지버섯 같은 1차 분해균이 자라면서 나무를 썩게 한다고 한다. 이후 흰개미 같은 곤충들이 나무의 분해를 돕고 새들이 구멍을 내 곤충을 잡아먹으면서 분해는 가속화된다.
이후 귀버섯 같은 2차 분해 버섯들이 활약하고 눈물버섯, 먹물버섯 같은 3차 버섯들 그리고 4차, 5차 분해자로서의 다양한 버섯들이 나무와 가지들의 분해를 마무리한다. 버섯은 생태계에서 식물 부산물들의 분해자로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분해자로서 역할을 하는 버섯은 또한 생태계에서 나무와 공생하며 살아간다. 공생을 통해 나무는 잎에서 광합성으로 만든 탄수화물을 버섯에게 제공하고, 버섯은 나무가 토양 속 수분과 미네랄 같은 영양성분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버섯은 나무가 수분과 양분을 잘 흡수하도록 돕고 죽은 나무, 낙엽 등을 분해하여 쾌적한 숲 환경과 지속 가능한 자연생태계 순환을 지키는 수호자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색깔과 모양을 가진 부생버섯과 공생버섯들을 한상국 박사가 숲을 누비며 촬영한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곰보버섯, 부채버섯, 한입버섯, 나팔버섯, 주름고약버섯, 말미잘버섯, 접시껄껄이그물버섯 등 재미난 이름을 가진 독특한 모습의 다채로운 색깔의 버섯사진들이 가득하다.
댕구알버섯은 감자 같은 표면을 가졌는데 타조알처럼 큰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청자색모피버섯은 청자색 버섯이 모피처럼 나무를 감싸고 있다.
관람객들은 “어머머! 이렇게 많은 버섯들이 있었네. 어머나! 세상에 이 버섯은 뭐야? 어머! 사마귀에 버섯이 자랐어. 어떻게 이런 버섯들을 찍으셨을까? 버섯이 새롭게 보인다”고 감탄하고 신기해하며 전시회를 둘러 봤다.
이번 전시에선 울릉도 100미터 높이의 성인봉에서 촬영된 자연산 팽이버섯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마트에서 사 먹는 흰색의 길죽한 팽이버섯과 달리 자연산 팽이버섯은 키가 작고 황토색을 띄며 버섯표면이 번들거리고 점액질이 많다.
일본에서 재배를 시작하면서 미소된장국에 넣어 색감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황토색 팽이버섯은 흰색으로 돌연변이체를 양산했다고 한다. 아울러 쫄깃한 고기를 닮은 식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버섯을 길쭉하게 키우면서 팽이버섯은 사람들의 식탁에 자연산과 다른 모습으로 올려졌다고 한다.
신기하고 독특한 버섯들 중 화경솔밭버섯은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 환경보호종 2급으로 지정된 버섯이다. 서어나무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화경솔밭버섯은 느타리버섯으로 오해해 18명의 등산객이 나눠 먹고 병원 신세를 지게 했던 독버섯이다.
특이하게도 형광성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화경솔밭버섯은 밤이 되면 형광색을 띤다. 이번 전시회에선 국립수목원 서어나무숲에서 촬영된 화경솔밭버섯 사진뿐만 아니라 전시회 가운데 마련된 실물 전시섹션에서 직접 볼 수도 있다.
한 박사는 독버섯들은 보통 화려한 색깔을 띤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수한 색깔을 띤 독버섯도 많으니 버섯은 함부로 채취해 먹으면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붉은사슴뿔버섯은 한입 먹다가 뱉었는데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맹독성의 버섯이다. 개나리광대버섯의 경우, 버섯 속 아마콕신 성분이 1/4쪽만 먹어도 6시간 이후 간이 파열되고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에 이르게 한다고 한다.
한상국 박사는 “사람들은 버섯을 보면 먹을 수 있는지와 독버섯인지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생물다양성의 관점에서 버섯을 바라보고 버섯이 숲에서 분해와 공생이라는 역할을 통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많은 분들이 함께 기억하길 바랍니다”라며 특별강연을 마무리했다.
이번 전시는 5월 17일까지 이어진다. 신구대학교식물원 전정일 원장은 “신구대학교식물원은 우리나라 생물다양성 연구의 최고 기관인 국립수목원과 협력해 생태계의 다양한 구성요소를 주제로 한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시민들의 생태 감수성을 높이고 자연을 이해하는 문화적 기반을 넓혀 가는 것이 식물원이 감당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존의 미학_보이지 않는 숲의 주인공, 버섯’ 지획전시는 숲에서 만날 수 있는 버섯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하며, 관람객들이 자연 속 생태계의 섬세한 연결과 순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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