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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추석 장보러 가는 그녀, 김가을 씨!

  • 관리자 | 기사입력 2012/09/23 [18:3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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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태풍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내릴 것이라는 한 대형마트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장을 보러 가야합니다. 마음만 바빴던 결혼 10년차 주부 김가을 씨가 장을 보러 나섰습니다. 결혼한 지 10년이 되었지만 혼자서 장을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혼자서 장을 보러 나가는 김가을 씨는 상에 올라갈 과일과 생선 등을 잘 살 수 있을까요? 

먼저 맛있는 나물을 무치는 데 넣을 기름을 사러갑니다. 전통시장 기름집에 가서 들기름과 참기름을 준비합니다. 따뜻한 병에서 고소한 기름 냄새가 납니다. 들기름을 듬뿍 넣은 맛있는 고사리나물 생각에 입에 침이 고입니다.

사과, 배, 밤 등 과일은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이 저렴하지요. 나온김에 사가기로 합니다. 예쁘고 흠이 없는 것으로 꼼꼼히 골라 담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생선도 미리 준비합니다. 대형마트로 발길을 옮겨 보았습니다. 생선을 손질해 포장해 놓아서 생선손질에 애를 먹는 김가을 씨에게는 딱 맞는 곳입니다.

모란장날에는 동태포를 사러 가네요. 지난 설날에 모란장에서 시어머니와 산 동태포가 도톰하고 모양도 좋았던 기억이 나서 일부러 나왔습니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아 그런지 사람도 많고 물건도 푸짐합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고추, 깻잎, 나물 등 갖가지 채소를 장바구니에 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0년차 주부답게 알뜰하게 먹을 만큼만 담았네요. 

아차, 고기를 안 샀습니다. 고기는 집에 들어가는 길에 동네 정육점에서 삽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담가놓았던 쌀을 가지고 방앗간으로 갑니다. 떡집에서 만들어진 송편을 사서 상에 올려놓곤 했지만 올해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방앗간으로 향합니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에게 추석의 대표 음식 송편에 대한 추억을 선물하려는 마음도 있습니다.

밤이 되면 송편이 누워있는 찜솥에서 따뜻한 김이 올라가겠지요? 이번 추석은 알뜰살뜰 장보는 데 더 신경써야 했지만 마음만은 더 넉넉해질 것 같습니다.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