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당 풍물굿패> 5월의 초닷새 단오(端午)에 깃든 선조들의 지혜와 공동체 문화
예부터 월과 일이 겹친 날을 양기가 가득 찬 길일이라고 했다. 그 중 5월 5일이 낮이 길어 양기가 가장 센 날이라 하여 우리나라 4대 명절이 됐다.
농경이 바탕인 우리 민족은 모내기를 끝내고 잠시 휴식을 가졌는데 그 날이 5월 5일 단오절이다. 혼자서는 힘이 들어 함께 힘을 모아 농사를 지었던 선조들은 이날 하루를 마음껏 먹고 즐기면서 농사의 고단함을 나누고 풍농을 기원하며 다음 농사 준비를 했다.
수릿날(水瀨日), 천중절(天中節), 중오절(重五節), 단양(端陽)이라고도 한 단오절 행사는 머릿결에 윤기가 흐르고 빠지지 않는다고 해서 창포로 머리를 감고 남자들은 씨름을, 여자들은 그네를 뛰었다. 또한 다가올 더위를 이기기 위해 부채를 만들어 선물했으며, 쑥잎을 짓이겨 멥쌀가루를 넣고 수레바퀴모양의 절편인 수리취떡을 비롯, 앵두편, 앵두화채, 준치국 등 다양한 놀이와 음식을 즐겼다.
지난 6월 16일 남한산성 유적지 놀이마당에서 단오에 대한 선조들의 공동체 의미와 뜻을 되새기고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제 11회 2013 단오와 흥겨운 남한산성’ 행사가 있었다. 성남시가 후원하고 (사)성남민예총굿위원회와 ‘풍물굿패 우리마당’이 주관한 행사다.
풍물굿패 우리마당, 이 근철 대표는 “민족의 큰 명절인 단오의 의미와 공동체의 의미를 부합해 내 고장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 성남의 예술인들이 뜻을 모아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모쪼록 여기에 오신 모든 분들이 잠시 바쁜 일상을 내려놓고 풍물 굿으로 하나가 돼서 즐겁고 행복한 축제 한마당이 된다면 더 할 수 없이 좋다”고 했다. 또한 “내 고장의 풍물 단체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바빠서 자주 만나지 못한 지인들을 이 자리를 빌어 서로 만나 소통하고 풍물을 널리 알려 우리의 것을 지키자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이 날 시민 참여 행사로 창포머리감기, 부채만들기, 투호놀이, 장명루 만들기 등이 진행됐으며 공연은 임 인출 선생의 비나리로 고사굿과 길놀이, 판소리, 버나놀이, 북청사자놀음 등, 시민들이 손에 손을 잡고 오방색 천으로 길쌈을 짜는 신명나는 대동놀이 한마당으로 단오행사의 막을 내렸다.
판소리 공연에 참여한 우리마당 풍물굿패 서정재 회원은 “사물은 사람들과 악기가 서로 어우러졌을 때 더 크게 즐길 수 있지만 판소리는 혼자서도 즐길 수 있고 가사가 우리 선조들의 삶이기 때문에 희로애락이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어 배우면 배울수록 깊은 맛과 매력이 있다”고 했다.
단오, 조선 중종 때는 설날, 추석과 함께 3대 명절로 정해진 적도 있었다는 단오. 조상들의 전통문화와 공동체적 삶을 배우고 후손들이 그 뜻을 이어나가고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책임도 있지 않을까.
이 날 행사는 ‘우리마당 풍물굿패’, ‘풍류문화 사랑방’, ‘우리소리연구회, 솟대’ 등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성남시의 예술인 백 여 명이 출연해 천 여 명의 관객들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됐다.
조민자 기자 dudlfd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