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언덕길, 그리고 계단, 또다시 언덕길…. 한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지는 오래된 가파름. 마을이 형성된 때부터 우리네 삶과 함께 해온 수많은 계단중 또 한 계단이 애물단지에서 마을의 보물단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상대원 1·2동을 사이에 두고 하늘로 솟을 듯 치켜올라 서 있는 낡고 허름한 계단이 청소년들의 기막힌 발상으로 ‘다이어트 계단’이라는 이름의 재미있는 공간으로 변했다. ‘올라가기 너무나 힘들다며, 다이어트 계단으로 꾸미면 좋겠다’는 청소년들의 아이디어를 ‘원마을 공동체’ 어른들이 받아서 행복한 마을 만들기 사업에 투자하게 됐다. 특히 이번 계단 꾸미기 사업은, 청소년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넣어 ‘청소년들도 이 마을의 책임 있는 주인’이라는 의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으며 다문화 여성들이 그린 그림 액자가 벽에 걸리고 마을 주민이 기증한 화초가 계단을 장식하는 등 사업비 한푼 안 들이고 꾸며진 계단이라서 그 의미가 깊다. 한 계단, 두 계단… 헉헉, 큰 숨을 몰아쉬어가며 오르던 낡은 계단이 이제는 걷고 싶은 오름으로 바뀌었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몇 ㎉가 소모되는지 계산해 보고, 아기자기 새겨진 문구를 읽다 보면 힘든 발걸음은 어느새 즐거움이 된다. 마을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인 ‘원마을 공동체’는, 누구나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 보자는 일곱 개 기관(함께하는주부모임, 중원청소년수련관, 상대원1·2·3동 복지회관, 황송노인종합복지관, 상대원시장 상인회)의 뜻이 모여 지난 4월 발족했다. “일곱개 기관이 뭉쳤으니 마을을 위한 일이라면 못할 게 없을 것”이라고 오명록 중원청소년수련관장은 말한다. 그의 말처럼 원마을공동체는 ‘상대원골 야외영화극장’, ‘소통하는 문화체험 활동’, ‘지역 어르신 식사대접’, ‘어르신 유람선 관광’ 등 많은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빈 공터를 활용해 주민들이 각종 문화체험을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한편 야간에는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스크린을 펼쳤다. 주민들은 모처럼 가족들끼리 한 자리에 둘러앉아 영화를 감상하고 문화체험을 즐기며 소통하고 행복해했다. 어느한 곳 소외되지 않도록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양희정 함주부 회장은 “힘은 들지만,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행복해하는 주민들의 표정만 생각하며 일한다”며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이 성남의 자랑이자 모범케이스가 되길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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