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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어르신ㅣ건강 100세, 강장록 할아버지

  • 관리자 | 기사입력 2013/10/23 [15:3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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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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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판소리꾼, 주민등록번호 140803-, 100세 강장록(중원구 상대원3동) 어르신의 하루는 판소리 한가락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틈만 나면 부채를 펴들고 판소리 삼매경에 빠진다.

“소리를 하면 마음이 즐겁다”는 어르신. 그런 즐거움이 할아버지가 건강을 유지하며 장수하는 비결은 아닐까. 

판소리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할아버지 나이 열여섯 살 때였다.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고 100세가 된 지금까지도 판소리를 향한 한결같음에서 ‘판소리는 내 운명’이라는 수식어가 절로 떠오른다.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수궁가’와 ‘적벽가’를 즐겨 부른다는 어르신께, “판소리 한 대목만 들려 달라”고 부탁하자 “그때여 토끼가 자라한테 걸려서 수궁을 따라 들어갔것다~ 어이!” 하며 수궁가 중 토끼 잡아들이는 대목을목청 좋게 불러 주신다. 최근 검사 결과 할아버지의 건강지수는 64세, 소리할 때의 목청은 주파수가 노화되지 않은 60대로 나왔다고 한다.

장수의 비결을 묻자 “내가 소리를 배우기 시작할 때 소리 선생님이 호(號)를 춘연(春延)이라고 지어주셨어, ‘길게 실할 것’이라면서. 그래서 내가 장수하는 건 아닐까 해”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드님(강성철‧61)은 “지금도 당신의 양말이나 속옷은 직접 세탁해 입으시고, 맞벌이하는 며느리를 대신해 식사나 설거지도 손수 해결하실 정도로 부지런하시다”고 말한다.

요즘도 어르신은 나이가 무색할 만큼 각종 판소리 경연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뽐내고 수상의 기쁨을 누리곤 한다. 판이 열리는 곳이라면 혼자서 마을버스와 지하철, 고속버스를 이용해 화순, 부안, 전주 등 먼 거리도 마다않고 옆 동네 마실가듯 다니신다.

지난해에는 판소리 유파(판소리 전승 계보의 큰 줄기) 대제전에서 명창으로 무대에 섰고, 최근에는 전라북도 정읍에서 열린 ‘명창대회’에 출전, 고수들과 실력을 겨뤄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오는 10월 말에는 전남 고흥에서 열리는 명창대회에 나갈 예정이다. “성남시 명창님 오셨다, 잘 모셔라~”고 소개 하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귓전에 울리는 듯 벌써부터 설레는 어르신이다.

“성남시에서 주최하는 문화행사에 초청돼 판소리 한 곡조 부르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소원이 꼭 이뤄지기를 소원해 본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