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같이 사는 사회를 배워요”
‘나눔’과 ‘양보’를 온 몸으로 체험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변하고
가정은 사회의 기본 골격이고 삶의 터전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행복한 가정을 꿈꾼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봉사로 ‘건강한 가족 즐거운 우리 집’을 만들고 있는 이종건(44·중원구 성남동) 씨 가족을 만났다.
이씨 가족은 성남시건강가정지원센터 희나리 가족봉사단 1기로 나눔 실천 2년차. 가족 모두의 적극적인 봉사 참여로 타 가족봉사단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이씨 가족은 홀몸노인 한 분과 일촌을 맺어 격월로 둘째 토요일에 그 집을 방문하고 있는데, 이날은 이씨와 아내 조명이(38) 씨, 상원(14·풍생중 1), 미연(13·성수초 6) 네 식구 모두 출동해 노인댁 청소부이자 놀이꾼이 된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두 남매는 홀몸 할머니와의 만남에서도 스스럼없이 대화 상대가 돼주며 놀이에서 청소까지 4시간을 전천후로 뛴다.
“홀몸노인을 찾아뵙는 거, 봉사라고 생각 안 해요. 대부분 작고 사소한 일도 가족 모두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그저 가족이 함께 하는 일이 한 가지 더 는 것뿐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평소 봉사에 관심이 있었던 조명이 씨는 우연히 <비전성남>을 통해 건강가정지원센터의 ‘한 부모가정 캠프’에 참여, 그것이 계기가 돼 가족봉사단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 부부는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격월로 열리는 테마봉사를 통해서는 다양한 봉사체험과 공부를 하게 된다고 소개하면서 “봉사를 한없는 희생과 고귀한 선행으로 여기는 것은 편견”이라며 “오히려 가족이 함께 무언가를 나누고 베풀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고 많은 것을 얻었다”고 했다.
‘나눔’과 ‘양보’를 온 몸으로 체험한 아이들도 변했다. 상원이는 “전에는 무거운 짐을 들고 가시는 할머니를 봐도 선뜻 도와드리지 못했는데 이제는 망설임 없이 짐을 들어드린다. 힘은 들지만 마음은 뿌듯하다”고 했다.
가족사랑을 이웃으로 꽃피우는 방법을 실천중인 이씨 가족. 이씨 부부의 이 작은 생활봉사가 연말이나 명절에 반짝 한두 번 하고 마는 단체들의 일회성 봉사보다 훌륭한 것은 늘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행하기 때문일 것이다.
‘건강·가화·근검’을 가훈으로 하고 있는 이씨네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대가족이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댁을 다녀오는 날이면 시부모님께선 그 할머니의 안부를 물으세요.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좋은 삶을 사시는 시부모님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답니다. 우리 아이들도 저희 부부의 삶에서 좋은 점을 본받아 아름다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부부가 많이 노력하고 바르게 살아야겠지요.”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상원이, 피아노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미연이…. 가족 봉사를 통해 이 아이들은 함께 사는 사회를 배웠다. 그리고 이 가족의 밝은 웃음이 닮았듯이 나눔도 닮아가고 있다.
정경숙 기자 chung09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