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새가 까치라는 걸 혹시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까치는 참새목 까마귓과에 속하는 새로 ‘갓치’라고도 하며 한자어로는 ‘작(鹊)’이라고 한다. 까치는 텃새로서 사람을 가까이하며 아이큐가 60~70 정도로 세살 된 어린이 지능을 가져 사람에게 무언가를 배우고 흉내내 예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까치는 나무의 해로운 벌레를 잡아먹어 사람에겐 이로운 새이며 먹었던 것만 먹으면서 한 지역에 머무르는 특성이 있어 아무리 수가 늘어도 웬만해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거나 퍼지지 않는다. >> 협동심이 대단한 까치 까치는 모빙(mobbing)이라고 불리는 행동을 보인다. 야생 조류들이 자신의 둥지나 새끼에게 위협을 가하는 대상에게 공격하는 척하는 동작을 가리키는 말인데 일반적으로 까치는 한쌍의 부부가 반경 200미터 내외의 영토를 차지한다. 평상시에는 이웃 영토의 까치가 침범하면 격렬한 싸움을 해서 쫓아버린다. 그러다가 자신의 둥지나 새끼가 사람이나 고양이의 습격을 받으면 까치는 위급상황을 알리는 특정한 울음소리를 낸다. 이 소리를 들으면 평소에는 서로의 영토를 침범하지 않던 이웃까치들이 모두 몰려들어 집단적으로 방어를 한다. 까치들은 이런 방식으로 서로 도와주면서 살아간다. 침입자가 물러나고 전투가 끝나면 이웃집 까치들도 다시 자신의 영토로 돌아가고 서로 남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협동심이 대단하다. >> 우리 문화 속 까치 우리 역사 속에 등장하는 까치이야기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계림 동쪽 바닷가에서 까치소리가 들리기에 사람들이 가보았더니 배에 실려 온 상자에 잘 생긴 사내아이가 있었다. 그가 훗날 신라의 네 번째 탈해왕이 됐다고 하며 여기에서 비롯돼 까치는 귀한 인물이나 손님이 올 것을 알리는 새로 여겨졌다. 불교설화에선 까치가 ‘발견하는 행운’을 상징하는데 ‘한 해가 시작되는 설날 아침에 까치 소리를 가장 먼저 듣는 사람에게 큰 행운이 찾아든다’ 는 말도 여기에서 비롯됐고 까치는 자연스레 기쁨을 가져다주는 새로 생각됐다. 조선시대 민화인 ‘작호도’는 그런 상징이 들어있는 그림이다. 이 그림에는 까치가 앉아 지저귀고 그 아래에 호랑이가 앉아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까치는 좋은 소식을 알리는 운이 좋은 새로, 호랑이는 재앙 을 쫓는 특별한 동물로 ‘좋은 소식만 들리고 나쁜 일은 사라지라’는 새해 희망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어린아이의 빠진 이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고 마당에 나가 지붕에 던지며 까치에게 부탁하곤 했다. 이때 까치는 신의 말을 전달하는 심부름꾼이어서 치아가 새로 생기는 반가운 소식도 맡는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런 소망을 상징하는 까치는 어떤 어려운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한 적응력을 지녔다. 다른 새들이 환경의 변화를 못 견뎌 급격히 그 수효가 줄어가는 데 반해 까치만은 날로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한국전력에서는 전봇대에 집을 지어 합선의 원인을 제공하는 까치가 밉다고 까치 퇴치법을 소개하면서 ‘까치와의 전쟁’을 선포하기까지 했다. 까치를 기다리며 까치집 상량문을 짓고, 과거급제 소식을 기대하며 까치가 둥지 튼 나무를 마당에 옮겨 심으며 수선을 떨던 옛 사람들의 까치 사랑과 비교해보면 많은 변화가 생겼다. 때론 천덕꾸러기가 돼도 2014년 새해를 맞이하며 까치가 성남시민 모두에게 행운과 좋은 소식 많이 전해주는 그런 한 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까치야! 잘 부탁한다!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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