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뜨듯한 우거지 갈비탕 한 그릇의 추억, 기억하시나요?”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4/01/27 [11:15]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 '착한 식당'으로 봉사하며 베풀며 살고 싶다는 김창렬씨     © 정경숙



“서울에 나갔다가도 복정동만 들어서면 집에 다왔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편해집니다.”수 대째 서울 토박이로 살았음에도 언제부턴가 이렇듯 성남사람으로 살고 있는 김창렬 씨(64).

음식점 ‘청기와집(수정구 시민로 175번길 25)’ 주인으로 잘 알려진 김창렬 씨는 37년을 한결같은 맛의우거지 갈비탕을 끓여내고 있다.성남사람이면 청기와집의 뜨듯한 우거지 갈비탕한 그릇의 추억은 갖고 있을 것이다. 정갈한 음식과더불어 마음의 양식이 될 오늘의 명언이 매일 칠판에 적혀 있는 식당. 빈대떡을 즉석에서 부쳐 녹두의고소함을 그대로 손님상에 올리는 식당.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저녁메뉴 준비로 식당 문을 닫는 식당.

한식을 도시락 메뉴로 개발하는가 하면 성남 최초대학생 아르바이트 채용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는
식당이 청기와집이다.특히 『장군의 아들』의 작가 홍성유 씨가 소개한 책『전국 맛있는 집 999점』에는 전국의 기라성 같은 음식점 중 성남에서는 딱 한 집 ‘청기와집’이 실릴 만큼음식 맛을 검증받아, 지역주민들은 물론 지역인사들의 많은 격려와 사랑을 받으며 당시 청기와집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김 씨가 성남과 인연을 갖게 된 것은 1970년대 후반이다. 김 씨는 그 후 1~2차 오일쇼크로 인한 부동산 침체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궁여지책으로 아내(신미자 씨)와 함께 시작한 식당이 지금의‘청기와집’이라고 소개한다.그는 “돌이켜보면 성남은 나에게 세 자녀를 잘 키울 수 있게 해 줬을 뿐 아니라 많은 기회와 행운을 안겨준 고마운 곳”이라며 “성남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성남을 사랑하는 더 많은 이웃 분들로 인해 플러스 되고 존경의 대상이 된다”고 말한다. 그런 그는신문 한 켠에 소개된 지역의 정겨운 이웃의 기사를접할 때마다 꼭 찾아가 밥 한 끼라도 같이하는 아름다운 관계를 맺고 있다.

선행은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코끼리 아저씨’, ‘산바람 강바람’ 동요작곡가 박태현씨와의 가족 같았던 소중한 만남, 태평역에 무료 우산을 갖다놓은 우산할아버지, 태극기를 돌리며 나라사랑을 펼친 태극기아저씨, 어려운 고아원을 찾아다니며 빵을 만들어 주시는 고마운 빵 아저씨와의 인연 등 그의 남모르는 선행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일본의 작은 동네마다 100년이 넘는 전통음식점을보면서 부러워했다는 그는 “시청사 이전으로 상권이 무너지자 이제는 예전의 문정성시를 이뤘던 그런영화는 찾기 힘들지만 성남의 맛집 명소로 오래토록기억되기를 바란다”는 소박한 희망을 말한다.맛에 대한 기억은 오래간다고 했다. 착한 식당으로 봉사하며 베풀며 살고 싶다는 37년 전통의 청기와집. 그 맛의 뿌리가 100년,200년 거목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