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의 샤키로바 마리카
‘봄날 어머니 음식’ 돌나물김치의 맛에 반하다
어렸을 적부터 한국인을 닮았다는 말을 듣고 한국에 오는 것이 꿈이었다는 우즈베키스탄의 샤키로바 마리카(25) 씨를 만났다.
수정구 태평4동으로 시집 온 지 3년차의 샤키로바는 남편 장상훈(31) 씨와의 사이에 3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한국사람 같다고 남자 친구가 안 따랐어요.” 수줍게 웃는다. 친정아버지(51) 어머니(50)는 고국의 전통가수였다고 한다.
꼭 한국에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3년 동안 한국음식을 사다 먹으며 한국인의 모습으로 살려고 했었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식을 하고 2005년 봄에 한국에 왔다. 성남시 여성복지회관에서 3년 동안 한글을 배우고 야탑동 정보문화센터 여성문화회관에서 2개월 간 한국어 보조강사를 했는데, 다음주부터 용인 죽전의 유치원에서 우즈베키스탄 문화를 가르치게 되어 그동안 문화센터에서 하던 일이 무척이나 아쉽다고 했다.
한국에 시집오자마자 한 달 후 편찮으신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참 슬펐다. 지금은 치매로 고생하는 시할머니(87), 시아버지(61), 2명의 시동생과 함께 살고 있어 든든하다. 한 시동생은 우즈베키스탄 아가씨와 결혼해서 그에게도 말벗도 생겼다.
가족이 사랑해 주고 이웃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한국 생활을 익혀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지난해는 성남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최연옥)와 친정어머니 결연을 맺으면서 어머니(최연옥)가 생겨서 많은 의지가 되었고 민속촌 문화체험과 고추장 된장 담그기 등 좋은 체험을 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서울에도 있는데 성남시처럼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는 없다며 시장님께도, 시청 직원, 결혼이민자가족센터 직원 모두에게 고맙다고 꼭 전해달라고 했다.
시집 온 지 한달 되어 ‘돌나물 김치’ 담그는 법을 가르쳐 주고 세상을 떠난 시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그 맛을 잊지 못한다는, 가슴 찡한 한 편의 글 속에서 샤키로바 마리카는 어느새 완연한 한국의 주부가 되어 있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이제 그들을 향한 따뜻한 사랑과 격려가 필요한 것 같다. 열심히 살아가는 샤키로바 마리카처럼 모든 이주여성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박수를 보내자.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 다문화가정을 위한 정보 tip
• 하나되는 다문화교육= 성남시 중원도서관은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과 자녀를 대상으로 6월 3일~11월 18일(매주 화요일) ‘하나되는 다문화교육’ 초급, 중급을 실시한다. 도서관 이용과 그림책을 통한 한국문화와 세계문화 이해를 중점으로 교육한다. 대상자는 5월 30일까지 선착순 홈페이지(http://jw.snlib.net/)나 전화∙방문 접수하면 된다. 수강료와 재료비는 무료. 정보봉사파트 752-3916
• 결혼이민자가정 자연생태활동= 결혼이민자가정을 대상으로 6월 6일(10:00~15:30) 신구대학 식물원에서 생태전문가의 소그룹 지도로 자생식물 화분심기 및 애벌레 부화과정 관찰, 천연비누 만들기 등 자연생태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5월 19일부터 선착순 접수하고 있다. 성남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729-3078, 740-1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