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마사지 ‘효도봉사단’

가장 낮은 곳에서 평생을 수고한 어르신의 발을 마사지하다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4/06/25 [10:35]



가장 낮은 곳에서 체중을 지탱하고 마른 길, 진 길 마다않고 평생을 걸어서 수고한 어르신들의 발, 그 발을 가장 낮은 자세로 마사지해 드리는 분들이 있다. ‘효도봉사단’이다.
효도봉사단 강태중(분당구·야탑동) 회장은 공직을 퇴직한 후 2003년부터 호스피스 활동을 했다. 그러다 ‘어르신들에게 발 마사지도 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분당구보건소에서 발 마사지법을 배웠고 교육생 동기 중 5명과 뜻을 같이해 2008년 ‘효도봉사단’을 결성해서 본격적인 발 마사지 나눔 활동을 펼쳤다.
강 회장은 “온 몸의 신경이 이어져있는 발을 만져 주면 혈액이 순환돼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고 심리적으로
도 안정이 된다”고 한다.
5명으로 시작한 봉사단 단원은 현재 1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헤어디자이너다. 매월 넷째 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중원구에 위치한 은행동 현대 아파트 제2경로당의 어르신들을 찾아가 발 마사지와 점심 식사를 손수 마련해 대접한다.
 
김종섭 어르신은 “남의 발을 만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매번 정성을 다해 마사지를 해주시는 봉사자들이 참 감사하다”며 “발이 부드럽고 시원하니까 온 몸이 개운한 게 모든 피로가 녹아내려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고 한다. 처음엔 부끄러워 양말 속의 발을 내놓지 못하셨다는 어르신들, 지금은 부끄러움도 덜 타고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에 되레 더 감사해서 행복감이 마구마구 밀려온다는 봉사단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어르신들 발은 그냥 발이 아니라 모진 세월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내신 발이다”라는 강 회장은 “그 안엔 그분들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고 우리의 미래다. 그 순수한 발을 나를 믿고 슬며시 보이시는데 어찌 고맙고 감사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다.
자식을 키워내느라 그 힘 좋던 발이, 스스로의 발을 제대로 만져주지도 못했을 발이, 이제는 허약해진 발에
크림을 발라 두 손으로 꼭 쥐고 있으면 가슴 한복판이 묵직해진다는 강 회장은 단원 간의 소통과 배려와 화합을 중요시하며 나눔 활동을 하면서 신뢰와 약속을 최우선시한다.
신뢰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일방적인 행위일 뿐 진정한 나눔이 아니라는 그는 단원들과 함께 즐겁게 발 마
사지를 하면서 그 시간을 즐기고 어르신들을 오래도록 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 또한 많은 단원들이 들어와 좀 더 많은 어르신들의 발을 만져 드리고 싶다. 행복과 즐거움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며 나누면 기쁨은 두 배라는 봉사단은 2013년 11월 성남시자원봉사자의날을 맞아 장려상을 수상했다.

초창기 멤버인 이태기 단원은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힘이 나고 행복하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로 어르신들 에 게보탬이 되고 혼자가 아닌 사회의 일원이라는 소속감도 느껴 뿌듯하고 따뜻
한 물줄기가 가슴으로 흐르는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나눔이 우리 지역에 확산되고 더불어 행복한 지역이
됐으면 좋겠다”고 한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지만 때론 당연한 것도 있다. 그것이 효도와 공경이 아닐까. 어르신을 공경하고 효도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장 낮은 자세로 발을 만져 드리며 어르신들의 삶을 배운다는 ‘효도봉사단’ 단원들, 그들의 손은 그냥 손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겸손하고 가장 아름다운 손이다.
조민자 기자 dudlfd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