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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덜도 말고 지금 이 순간처럼만~

베틀의 날줄(經 경)같은 ‘소리 사랑회'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4/07/24 [11:1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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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틀의 날줄(經 경)같은 ‘소리 사랑회'

삼라만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닌 것도 있다.
베틀의 날줄(經 경)이 그것이다.
“나누고 싶은 건 지식이 아니라 따뜻한 사랑과 진실과 믿음”이라는 ‘소리 사랑회’는 결성 된 지 올해로 11년
째 되는 우리 소리를 사랑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지난 2003년 단대동 주민자치센터 민요강사였던 김복심 회장은 그곳에서 운명처럼 지금의 회원들을 만났
다. 뜻을 같이한 10여 명의 수강생과 함께 소리사랑회를 결성했고 현재 30여 명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들
의 평균 연령은 60대 후반이다.
태생이 정이 많고 소리를 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김 회장은 “소중한 우리의 소리를 알리고 우리를 필요로 하
는 분들을 찾아가 즐거움과 웃음을 드리고 싶었다”고 한다. 정기적인 공연나눔과 장애인단체 후원을 하는 소리 사랑회, 지역 곳곳의 노인정과 복지관, 요양원 등 그들의 손길과 소리가 닿지 않는 곳은 없다. 단순히 소리뿐 아니라 장구와 소고 등 국악기를 이용한 춤과 이야기가 있는 창극도 한다. 모두 김 회장의 창작품이다.
“한때 누구의 자식이었던 분들이 지금은 누구의 부모고 곧 내 모습이다. 건강하신 분들도 있지만 휠체어에 의지한 분들도 있다”며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시는 분들이 우리 공연을 보고 흥에 겨워, 손뼉 치며 얼굴에 생기가 돌면서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볼 때 우리도 함께 즐겁고 행복하다”는 김 회장은 “잠시라도 그분들이 시름을 잊고 이 순간만큼은 행
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들은 공연 나눔뿐 아니라 4년째 음식 나눔과 홀몸노인들도 돌봐 드린다. 오가며 수시로 그분들을 찾아 뵙고 청소와 이불 빨래는 물론 먹을 거리와 생활용품도 챙긴다.
“거동도 못하시는 분들에게 무언가 해 드린다는 것보다 말벗이 되고 사람 기척이라도 내고 가는 것이다”
라는 김 회장은 2010년 몸소 효를 실천함으로써 경기도지사의 표창을 수여 받았다. 또한 소리사랑회
는 헌신과 봉사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 해 성남시와 성남시 여러 기관장으로부터 수차례상을 받았다. 그뿐이랴. 해마다 열리는 성남시 ‘장수무대’ 경연에서 2011년과 2013년에 대상을 수상했다.
나정은 회원은 “어르신들이 우리를 좋아하고 반겨주시는데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보여 드리고 함께 보내는 그 시간이 더할 수 없이 즐겁고 흥겹다”라며 “한복이 땀에 흠뻑 젖어 벗겨지지 않아도 그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뿌듯하고 그분들이 즐겁고 행복해 하시면 보람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자발적이기 때문에 그 즐거움이 배가 되고 앞으로 꾸준히 활동해 우리시에서 실력과 봉사활동으로 으뜸가는 소리사랑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인다.
“나눈다는 건 마음을 주고받는 일이며 가식이 아닌 깊이 우러나는 것으로 사랑과 진실과 믿음”이라는 김회장은 “행복한 이 순간이 더도 덜도 말고 모두의 삶이길 바란다”고 한다.
함께 나누고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그들의 말처럼 공경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베틀의 날줄 같다. 씨줄과 날줄이 교차하듯 서로 스승이며 동반자로 같은 길을 가는 그들의 땀이 더욱 올곧게 빛나길 바란다. 곧 복(伏)이다. 그들은 변함없이 땀을 뻘뻘 흘리며 어르신들에게 손수 삼계탕을 끓여 드릴 것이다.

조민자 기자 dudlfd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