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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의사들의 근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5/07/22 [15:3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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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정완  경기동부근로자건강센터장     © 비전성남
지난 초여름에는 그전까지 우리가 이름을 알지도 못했던 질병인 메르스가 전국을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치사율이 높다고 알려진 질병이 확산되면서, 국민들은 공포
에 떨어야만 했고 질병은 질병으로만 끝나지 않고 내수부진과 관광객 급감 등 회복하기 어려운 경제적 타격과도 마주해야 했습니다.

생전 처음 접하는 감염병에, 언론을 통해 여러 주장들이 난립하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사람이 모이는 공공장소와 감염 우려가 있는 병원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손을 잘 씻어야 한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높지만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에게는 비교적 안전하다는 보건당국의 발표에서부터, 마스크는 N95 이상 등급을 사용해야 한다, 비타민C를 과량 복용하면 면역력이 강해져 안전하다, 특정 약재 혹은 식품을 함께 복용하면 바이러스에 대한 신체 저항이 강해진다는 주
장들까지, 여기에 보태 혹자는 현대인의 식습관 문제를 이야기하고, 국민성의 변화 탓임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도무지 알수 없습니다. 인터넷에는 이보다 더한 주장들이 떠돌아 다니고, 요새는 카카오톡과 같은 스마트폰 메신저로 이런 주장들이 퍼져나갑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을까요? 의사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검증된 출판물을 통해 이를 판명합니다. 검증된 출판물, 영어로는 peerreviewed journal이라고 하는 이 시스템은, 누군가가 새로운 주장을 하면 익명의 다수 검토자가 이를 혹독하게 검증하고, 이 검증 과정을 통과한 원고만 출판이 되는 시스템입니다. 물론 이 검증 시스템에도 소위 ‘급’이 있어서, 급이 높은 것일수록 대개 검증과정이 훨씬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상식과 대조되는 부분은, 아무리 그럴싸한 책으로 출판됐거나 방송 등의 매체에 보도됐다 할지라도, 의미 있는 근거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설사 검증된 출판물로 나온 사실이라 할지라도 단 한편의 논문으로는 누구도 이를 사실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보다 많은 연구자들이 일관되게 하나의 사실을 이런 검증된 출판물로 주장할 때, 비로소 하나의 사실이 사실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정보에 대한 접근은 어렵습니다. 이렇게 전문정보에 대한 접근성에 차이가 나는 것을 일컬어 ‘정보의 비대칭’이라고 부릅니다. 과거에 비해 인터넷이 크게 발달해 네이버의 지식인과 같은 서비스로 이를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으나, 나날이 발달하는 정보를 따라잡기란 역부족입니다. 그 때문에 의사와 같은 전문가들은, 비전문가들에게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해 본인만의 이익을 취하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부당한 이득을 취하면, 다른 누군가는 억울한 손해를 보겠지요. 이는 분명 옳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 몸과 관계된 의학적 사실에 대해서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에서 문제로 대두됐던 소위 ‘닥터 쇼핑’은 사람들이 이러한 정보에 목말라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의료기관의 문턱이 너무 낮다는 지적과 함께 ‘3분 진료’로 표현되는 정보의 불충분한 제공 또한 지적돼야 합니다. 정보 비대칭의 문제 해결이 돼야 보다 합리적인 의료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경기동부 근로자건강센터 www.gdwhc.or.kr, 031-739-9301 

 
경기동부근로자건강센터
경기동부 근로자건강센터에서는 의사(직업환경의학전문의)가 상주하며, 직업병 상담 외에도 건강증진을 위한 근거중심의 의학적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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