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규 분당구 이매동 “야,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일날, 명절 때 아파트 위층 아래층 떡도 나눠먹고 그러잖아. 그리고 우리는 왜, 그… 있잖아 정이라는 거. 그런데 그쪽 사람들은 그런 게 아예 없어. 어후 삭막해.” 8년 전쯤 캐나다로 이민 갔던 친구가 얼마 전 귀국해 격정적으로 쏟아낸 말이다. “나, 다시 들어오려구. 거기 죽어도 못살겠어, 한국이 너무 그리워. 처음에 떠날 때는 정말 뒤도 안 돌아보겠다고 갔는데 이제는 나이 먹어 보니까 성남이 제일 좋더라. 너 같은 친구도 맨날 볼 수 있잖아.” 친구는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기 전에 서현동 쪽에 아파트 계약까지 마치고 갈 생각이라고 했다. 친구는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긴 늦은 나이에 캐나다로 갔다. 처음 느낀 캐나다의 어딜 가나 울창한 숲, 널려 있는 아름다운 호수와 맑고 파란 하늘에 매료되어, 하나님이 처음으로 지었다는 에덴동산이 꼭 이랬을 것이라고 여겼단다. 그러나 슬슬 시간이 흐르면서 그곳 사람들의 일상들이 차츰 드러나기 시작하더란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하는 분위기가 엄청난 무게로 다가오면서 그것이 이웃 사이에 보이지 않는 부담이 됐고, 우리나라에서 느끼는 이웃의 의미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스트레스가 되더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치는 것이 인정이다. 하지만 서구인들 사이에서 인정을 찾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고 한다. 친구의 말을 들으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웃간의 정이라는 문화는 정말 소중한 우리만의 사람 사는 향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는 곧 돌아올 것이다. 이민을 갔거나 혹은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친구가 해준 말을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 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6년 2월 5일(금)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031-729-2076~8 이메일 : sn997@korea.kr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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