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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 단식, 무엇을 남겼나? “31끼 밥 대신 희망을 먹었습니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06/22 [15:5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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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이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 저지를 위해 돌입한 광화문 단식농성을 11일째에 중단했다.
협의나 조정절차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진행한 지방재정 개편안에 맞선 이재명 시장의 단식농성은 ‘지방자치’에 대한 정계와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성남시민을 한마음으로 지방자치 수호의 일선에 서게 하고, 지자체 일에 중앙정부와 국민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우리도 힘 보태겠다’
자발적 시민 움직임 커

 
지방자치의 주인은 시민. 이번에도 역시 성남시민들이 제일 먼저 나섰다.
지방재정 개편안이 발표되자 즉각 성남시민 세금지키기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시민설명회와 함께 100만 시민 서명운동에 돌입, 94만여 명의 동의를 얻어냈다. 학부모들과 교육단체들은 성남교육지키기 대책위원회를 발족, 본격적인 저지 운동에 돌입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응원도 눈부셨다. 김영권(여), 이정우(남) 씨 등은 단식일부터 광화문 광장을 하루도 빠짐없이 나와 지방재정 개편 반대 서명을 현장에서 받으며 방문객을 맞는 등 많은 시민과 단체들이 지방재정 개편 저지를 ‘내 일’처럼 여기고 한마음으로 뭉쳤다.
하루 평균 1천여 명이 이 시장을 응원하기 위해 광화문 천막 농성장을 방문했다. 건강 베개를 만들어온 경남
창녕에서 온 방문객, 호주 시드니에서 20시간 날아온사람, 가게 문을 닫고 늦은 밤 찾아온 성남 상인들, ‘시
장 할아버지 힘내세요’ 피켓을 든 어린 아이들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민들과 국민들의 응원이 넘쳐났다.

편지, SNS, 메모 등 전국에서 많은 응원메시지로 힘을 보태기도 했다.
 
시민 문화제,
토크콘서트로 국민들 관심 모아

 
성남시를 비롯한 경기 6개 시 공동 비상대책위원회가 11일 주최한 시민문화제에는 4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지방재정 개편 철회를 규탄하며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1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을 비롯해 한국사회 경제학회, 6월민주포럼, 민주주의국민행동 등 법조계와 학계, 시민사회의 동조 성명도 잇따랐다.
각계 인사부터 시민까지 다양한 계층의 격려와 성원이 이어졌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정계 인사를 비롯해 김만수 부천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등 자치단체장, 김상곤·이재정 전현직 경기도교육감,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이 광화문
농성장을 찾아 뜻을 함께했다. 소설가 조정래, 이외수작가, 함세웅 신부, 법륜 스님, 유민 아빠 등 세월호 관계자들도 방문해 위로했다. 성남시의회 박권종 의장 등 시의원들은 릴레이 단식농성에 참여하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토크콘서트도 3차례 열어 지방재정 개편에 대한 국민들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상호 기자,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은수미 전 국회의원, 조국 서울대 교수, 가수 이은미 등이 함께했다.

 
당 차원의
제도적 대응 이끌어내

 
이 시장의 단식농성은 야권 인사들의 개별 격려방문을 넘어 당 차원 대응을 이끌어냈다. 6월 8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비롯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야권 인사들이 연이어 광화문을 찾는 가운데 단식 9일째에 접어들자 야당 중진인사가 중재에 나섰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15일 이재명 시장의 건강을 염려하며 “당에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16일 오후에는 국회 안전행정위 더민주 박남춘 간사 등 위원(9명) 전원이 방문, “행자부 장관을 만나서 지방재정 개편안 졸속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면서 “당이 제도적으로 문제해결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김종인 대표가 다시 찾아와, “국회에서 중앙재정에 지방예산을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제도적으로 풀겠다”고 당 차원의 해결을 약속하면서 이 시장의 단식도 끝이 났다. 이제 20대 국회에서 제도적으로
해결하는 과제가 남았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 소음과 매연 속 광화문. 지지자들의 응원과 격려가 있었기에 이 시장은 ‘밥’ 대신 ‘희망’으로 배부를 수 있었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 광화문 농성장에서 이재명 시장을 응원하는 학생들     © 비전성남

▲ 16일 열린 광화문토크 3탄에 함께한 가수 이은미 씨     © 비전성남

▲ 단식 중에도 행정누수 방지를 위해 8일, 13일 농성장에서 정례 간부 회의를 주재하고 현장 결재를 했다.     © 비전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