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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떠나는 성남역사기행 10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10/23 [15:5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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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시기(近代時期)의 성남

가을이 깊어 가면 자주 보지 못하지만 늘 생각나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우편이 시작된 시기는 1883년으로 불과 125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성남지역에서 근대적 우편 업무가 시작된 것은 언제이며 또 근대기에는 어떻게 살았고 무슨 일이 있었을까?

▶ 개화·계몽시기의 성남
1876년 개항부터 1910년 일제에 의해 강점당할 때까지 30여 년간은 전통적 기존 질서는 거의 파괴되고 새로운 질서가 편성되는 시기였다. 개항 이후 민족이 처한 역사 환경 속에서 민족운동은 ‘개화’와 ‘위정척사’라는 두 갈래의 방향으로 대립과 갈등 속에서 전개됐다. 성남지역에서는 이 시기에 남한산성을 중심으로 사건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지난 4월 연재했던 남한산성 기사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남한산성은 개화당이 한때 신식군대를 양성하려고 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집권파의 반대로 1년 만에 중단, 실패했다. 다른 면에서 남한산성은 한말 의병 전쟁의 격전지로서 광주·이천 등 경기지방 의병의 거점이었던 것이다. 이후 성남지역 내 여러 곳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은 1906년부터 낙생 등지에서 의병활동을 벌인 의병장 남상목(사진 위)으로 그는 일본헌병에게 붙잡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다가 사망했는데 국가보훈처에서 이번 2008년 1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한다.
개화기에 성남지역은 사회문화적으로 별다른 근대적 변화가 없었다. 박가분이라는 화장품으로 유명했던 박승직상점(현 두산그룹)의 설립자 박승직이 이 시기 이매동 출신이라는 것 빼고는 경제면에서 특이한 점이 없었고, 철도를 비롯한 근대적 시설의 도입도 없었다. 다만 1900년대 둔전리에 천주교회와 개신교회가 설립된 것이 근대적 변화라고 할 만한 것이다.


▶ 일제강점기의 성남
나라가 일제에 짓밟혔을 때 성남지역 사람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당시 성남은 기차교통이 배제되었던 지역으로 우편·도로 등도 역시 타 지역에 비해 취약해 그 시작이 늦기는 했지만 3.1만세 운동이 있었던 곳이다. 만세운동은 중부·돌마·낙생·대왕면을 중심으로 한백봉· 한순희·남태희 등의 참여로 전개됐다. 시위가 과격해지고 집요하게 진행되자 일본헌병은 공포를 쏘아 군중을 해산시키고 시위 주동자를 체포했다.
이 시기에는 한반도를 강점한 뒤 일제가 통치하기 용이하도록 지방행정구역 개편을 실시했는데 그 일환으로 면제(面制)의 실시를 추진했다. 말단 행정조직의 장인 면장의 실권을 강화함으로써 보다 강력한 중앙집권적 식민통치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였다. 성남지역 면사무소는 1911년 3월 6일 낙생면사무소가 판교리 191번지에 최초로 개소됐다. 대왕면은 1911년 8월 29일부터 상적리 이종덕 자택에서 임시 사무를 보기 시작하고 얼마 후 율현리에 면사무소를 개설했으며, 돌마면은 1911년 말경부터 정자리 이준구 자택에서 사무를 보기 시작했다.


▶ 근대 성남의 교육과 우편업무
성남지역의 교육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성남지역에 근대적 개념의 학교가 설립된 것은 1922년 초 낙생면 판교리에 세워진 신명강습소가 효시로서 학생 수는 50명 정도였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1923년 12월 30일 4년제의 판교 공립보통학교(현 낙생초등학교의 전신)가 설립·인가됐다. 1931년 이후 세워진 대왕·돌마보통학교와 수진간이학교는 더욱 열악한 교육풍토에서 세워진 것이었으며, 이는 설립하고 얼마 안 돼 모든 학교를 보통학교에서 심상소학교로 명칭을 바꾼(1938년 4월 1일)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이때는 한반도의 병참기지화정책에 교육을 악용하던 시기였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남지역에 근대적 우편업무가 시작된 것은 1940년 낙생면 판교리 182-5번지에 낙생우편소가 특정국으로 개소되면서부터다. 우표판매와 등기 소포접수 업무, 환금업무만을 취급하다가 1941년 낙생우편소가 우편국으로 승격되면서 우편배달업무와 전신, 전화 업무까지 취급하게 됐다. 

- 다음 호는 해방 이후 현대시기의 성남 -

도움말=성남시 학예연구사 진영욱 729-3013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