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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성남] 잣나무와 잣 이야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11/23 [14:2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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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공원 잣나무     © 비전성남
잣나무는 한반도가 원산지인 자생종나무다. 영어로 Korean Pine(한국 소 나 무 ) 이 라 고 하 며 학 명 도Pinuskoraiensis, 고려송이다. 잎을 2개 가진 소나무와 달리 잣나무는 잎이 5개다. 한자로 잣나무는 백(栢)으로 표기한다. 이는 잎 뒷면에 기공조선(氣孔條線)이라고 하는 흰 선의 숨구멍이 멀리에서 보면 희끗희끗 반사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잣나무는 힘차고 시원시원한 남성과 비교되며, 이 강산을 아름답고 품위있게 꾸며주는 대표적인 나무로 높이가 30m까지 자랄 수 있다.
『본초강목』에 잣나무는 소나무종류 중에서 맏형으로 씨가 가장 큰 소나무라고 해서 송자송, 잎이 다섯 장이라 오엽송, 신라에서 만난다고 해서 신라송, 목재의 색깔이 붉은빛을 띤다고 해서 홍송이라고도 불린다.
잣나무의 항상 푸르고 줄기가 굽지않는 특성은 높은 가치를 향해 변함없이 나아가는 기상을 의미하며, 중국으로 떠나는 사신들은 잣을 가지고 가서 팔았는데 아마도 그것이 우리나라 임산물로 최초의 수출품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고려사』나 『해동역사』 등 여러 기록에서 조공품으로 또는 진상품으로 고려인삼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취급하고 있다.
잣에 얽힌 민속으로는 정월대보름 전날 밤, 잣 열두 개를 각각 실에 다 꿰어 열두 달을 정해 놓고 불을 붙여 점을 치기도 했다. 불이 잘 붙어서 밝은 달은 신수가 좋아 모든 일이 잘 풀릴것이며 어두운 달은 신수가 나쁠 것이라는 속설이 전해오고 있다.
옛 왕실에서는 왕이 허약해지면 잣술인 송자주를 담갔는데 왕실이 애용하던 가장 오래된 과실주이자 약술이었다. 백성들은 정월 초하룻날 잣나무잎으로 만든 술을 마시면 액운을 물리칠 수 있고 문간에 잣나무를 심어 놓으면 질병이 얼씬도 못한다고 믿었다. 수정과나 식혜에 띄우는 실백의풍미는 우리 음식만이 갖는 멋이며,은행과 함께 잣은 신선로에서 빠지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귀하게 쓰였다.
목재는 예로부터 백단이라 해서 배를 만들 때 으뜸으로 쳤다. 잣나무 잎의 테르펜 성분은 몸의 저항력을 길러주고 항산화작용을 통해 각종 질환을 예방해 준다고 알려져 요즘에도 잣나무는 우리 주변의 숲에서 역할이 크다.
송무백열,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도 기뻐한다”는 속담이다. 가까운 친구나 자기편이 잘되는 것을 좋아함을 이르는 이 속담에서 소나무와 잣나무는 항상 푸르면서 서로 비슷하게 생겨 가까운 벗을 일컫는다. 잣나무 열매는 솔방울보다 좀 더 길쭉하고 한개의 잣방울에서 100여 개의 잣을 생산하는데 이런 방울이 달리기까지는 20년 정도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12월을 맞이하면 송년회 일정이 달력을 채운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의 좋은 소식을 같이 기뻐하고 한 해를 보내며 느꼈을 고단함을 서로 다독이는 훈훈한 연말을 보내길 기원해본다. 아울러 잣방울 속 잣처럼 한 해동안 노력하며 시도했던 일들을 잘 마무리해 크고 작은 결실을 맺기를….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