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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지회관 이색 동아리] 수의(壽衣) 기부 동아리 ‘오낭’

바늘 한 땀 한 땀의 정성이 만들어내는 사랑의 손길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11/24 [10:4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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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복지회관 수의과 강의실에서 동아리 회원들이 함께     © 비전성남
예부터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다. 은혜를 베풀 때 은밀히 하라는 성경 구절이다. 그런데 나누면 기쁨이 두 배, 세 배가 되는 법. 그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동아리 ‘오낭’을 소개한다. 오낭은 수의 품목 중 하나로 다섯 개의 주머니를 뜻한다.
여성복지회관 수의(壽衣)과에서 4년 이상 꾸준히 배운 수강생들이 단기강좌(3개월)에서 한 벌을 완성해 짓다 보니 계속 쌓이게 되는 수의를 나누기로 뜻을 모은 동아리다.
신동주(동아리 대표) 씨는 “상을 치르는 나이가 돼서 수의가 더 와 닿아요. 수의를 입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수의는 종교와는 무관하게 마지막 가는 길에 입는 최고의 예복이라고 생각해요. 평안한 가운데 경건히 가실 수 있도록 옷을 정성스럽게 준비합니다”라고 말했다.
수의는 천연소재인 인견과 수의용 면사 100%로 짓는데, 재봉틀도 사용하지만 되박음질 하지 않기, 실은 끝에서 매듭짓지 않기 등 금기사항이 많아 한 땀 한 땀 수작업의 정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도포, 겹저고리, 겹바지, 속바지, 속적삼, 두루마기, 버선, 천금, 지요, 염포 등 각각 17종의 품목으로 남자용 여자용 수의 한 벌씩이 완성된다.
“연로하신 부모님의 건강과 장수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손들이 미리 수의를 지어 생신 때 맞춰 선물한다고 해요. 그래서 부모님의 수의를 직접 지어 드리려고 수의과 수강을 시작시작했죠. 거부감도 있고 무섭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짓는 동안 평온함을 느껴요. 수의라는 것은 저승길에 오르기 위해 새로운 기운으로 준비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저희가 정성껏 지어 드린 것을 입고 가신다고 생각하면 좋아요”라고 조순덕 회원은 말했다.
오낭동아리 회원들은 자체 제작한 남녀 수의 세트를 지난 2년 동안 정기적으로 관내 노인요양시설에 기부했다. 지금은 각자 자비로 개인적으로 수의를 지어 지인을 통해 기부하고 있는데 앞으로 회원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이 마련돼 더 많은 수의를 지어 자손이 없는 어르신들에게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여성복지회관 수의 교육과정 주2회 화·목 10:00~13:00
여성복지회관 031-729-2951, 수정구 산성대로 475번길 7
심희주 기자 heejoo71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