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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떠나는 성남역사기행 11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11/24 [13:4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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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승격 35주년 성남시의 도시 형성 과정 

‘성남’이라는 행정구역명이 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은 해방 직후의 일로 광주군 중부면 성남출장소가 탄리 275번지에 개소된 1946년 3월 3일이 최초다. 이후 광주대단지조성이라는 사건으로 촉발된 격변기를 거친 후 성남은 1973년 7월 1일 드디어 성남시로 승격해 확고부동한 법적 공식 명칭을 얻게 된다.

1960년대 이후에 개발된 다양한 신도시 가운데 성남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특수한 목적 하에 정책적으로 개발된 인공도시에 해당한다. 도시발생 여건에 해당하는 조건이 한 가지도 없던 벽지가 갑자기 30만이라는 인구를 가진 대도시로 형성되기까지 있었던 특수한 도시형성 과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시 형성계기 된 ‘광주대단지 개발’
국공유지 많고 용수 풍부, 교통상황 유리해 신도시 최적지로

광주대단지 개발 이전의 성남지역은 현재의 분당구 지역과 서울 여의도에서 이전한 서울 비행장 부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산림이 울창한 구릉지였다. 서울시의 과도한 인구집중 문제와 무허가건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초의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였는데 그 사업이 성남시의 형성 계기가 된 광주대단지 개발 사업이다.
이 개발 계획은 3공화국 당시 국가 차원에서 기획된 국책사업으로서 사업주체는 서울시였다. 당시 신도시 건설을 위한 대상 부지를 선정할 때 휴전선과 가까워 안보적 취약점이 있는 경기도 동부·북부 지역과 농경지를 잠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제외하다 보니 현재의 성남지역이 부각됐다. 

성남지역이 구릉지라 농경지 대량침식을 방지할 수 있고, 국공유지가 많아 토지확보 면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미개발지여서 신시가지 개발의 원칙에도 부합되었기 때문이다. 탄천을 비롯한 하천들이 있어 용수도 풍부하였던 것으로 판단됐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모 도시인 서울과의 교통문제 역시 추후 영동(永東, 현 강남구)과 잠실(蠶室)의 개발이 예정돼 있어 교통상황도 여타 후보지보다 나을 것으로 예상돼 신도시 건설의 최적지로서 평가받았던 것이다. 

광주대단지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1960년대 후반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철저한 준비와 조사를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된 사업으로 실행단계에서도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이주한 입주자들의 불만을 가중시켰고 결국에는 8·10 사태(1971)라는 대규모 주민들의 반발 사건이 발생하게 됐다.
8·10사태는 사실상 성남의 역사를 바꾼 획기적 사건이었다. 개발 사업이 서울시 중심으로 추진되던 것이 경기도 주도로 바뀌게 되어 행정구역과 개발주체가 일치되게 된 계기가 됐다. 이로써 국가적 차원에서 광주대단지를 성남시로 발전시킬 수 있는 원칙이 확립됐다고 볼 수 있다.

1973년 탄생한 한국 최초 인공도시, 성남
35년 만에 인구 100만 육박, 아직 재개발 과제 남아
 
1971년 9월, 경기도 광주군 중부면 성남출장소가 폐지되고 경기도 성남출장소가 됐다. 광주군 관할의 낙생면·대왕면·돌마면의 3개 면이 중부면 성남출장소 관내와 함께 이에 편입되면서 성남지역이 광주군의 예속 관할에서 벗어나 성남시로 이속 편입됐다. 이로써 현 성남시 구역이 모두 ‘성남’으로 지칭되기 시작했고, 과거의 모습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게 됐다. 또 서울시가 시행하던 ‘광주대단지사업’이 경기도의 ‘성남단지사업’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1973년 7월 1일 마침내 성남시가 탄생했다. 광주군 중부면 성남출장소 관할 구역이 당시 시대의 요구에 의한 특수 목적 하에 조성되는 주택단지 후보지로 선정돼 사업인가 후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한국 최초의 인공도시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 후 성남시는 안정기로 들어서게 됐다. 그러나 그것은 또 하나의 출발이었는데, 당시 정리돼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고 그것은 현재까지 재개발과도 연계돼 남아 있다. 성남시민들은 많은 고난과 고통을 참고 견디면서 조금씩 삶의 터전을 가꾸어 나갔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불과 35년 만에 인구 100만에 육박하는 대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도움말_성남시 학예연구사 진영욱 729-3013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