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통을 가진 시장은 금호상가로 불리다가 전통시장 등록과 함께 금호시장으로, 최근 시민 대상 여론조사를 거친 결과 ‘금호행복시장’으로 명칭을 새롭게 단장했다. 금호행복시장은 분당구 수내1동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다. 상가형 시장이니 전통시장과는 거리가 먼 듯싶지만 그 안에 들어서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점포사이로 상인과 소비자들의 맛깔난 대화에서부터 전통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과 멋,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하다. 지층은 식자재 및 반찬 전문점, 1층은 패션잡화, 2층은 식당가, 학원, 병원 등으로 170여 개 점포가 빼곡히 자리 잡고 있어 장보기가 편리하고 원스톱 쇼핑이 가능할 만큼 품목 또한 다양했다.
깔끔하게 진열된 채소들 사이에 적혀 있는 푯말의 문구가 재밌다.대를 이어 아버지와 아들이 떡을 만드는 떡집에선 눈으로도 맛이 느껴진다. 다양한 가짓수에 손맛을 낸 반찬들의 수를 헤아리기엔 역부족일 듯. 수선집, 김밥집, 과일, 수입과자점 등. 그 중 눈길을 사로잡는 건 도심에 남아있어 더 반갑고 정겨운 방앗간과 자자한 소문으로 줄서야 맛볼 수 있다는 돈가스 맛집이었다. 반찬전문점 사이에 위치한 남자 둘, ‘돈까스 브라더스’는 자리가 없어 포장해가는 손님도 즐비하다고. 1층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아빠 식빵’ 두 청년 점주는 경력이 주는 맛에 대한 자부심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불러들이고 있어 시장에 활기를 더해주고 있다. 나도 패셔니스타 1층에는 옷가게가 무척 많다. 소소한 액세서리, 네일아트…. 한 바퀴 돌고 나면 멋쟁이로 변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음에 드는 옷을 점찍어 두고 한 바퀴 돌다 길을 잃었다 싶으면, 주변 상인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친절이 금호행복시장의 특장점으로 느껴진다. 시장이 들어설 때 개업한 안경점, 정겨운 문방구, 포근한 침구 등 점포 사이 공간은 소비자의 쇼핑 편리를 위한 일제정리로 쇼핑 문화가 훨씬 쾌적해졌다. 한 바퀴 돌았으니 금강산도 식후경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많이 들어보던 맛집들이다 모여 있다. 한정식에서부터 매일 아침 산지에서 식재료를 받아 조리한다는 횟집, 주방을 환히 보여주는 경기도 안심식당, 조미료 없이 맛을 냈다는 냉면, 초밥전문점, 분식, 면요리 등으로 가득해 한 집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도 다른 집 음식을 못 먹어서 아쉬운 곳이다. 주변에 회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점심시간 식당가의 풍경은 줄서 기다리는 식객, 차림사의 빠른 손놀림, ‘이걸 먹을까, 저걸 먹어볼까’ 메뉴선택에 바쁜 눈빛 등으로 분주하다. 식당가는 우리 시 인근지역에서도 일부러 찾아올 만큼 유명하다고 한다. 배고플 때는 미리 층별 안내도를 보고 마음의 결정을 내린 후 식당으로 향하길. 박진식 상인회장은 말한다. “상인과 상인, 소비자와 상인 간의 소통이 이뤄져야 모두가 행복하다”고, “그런 행복을 금호행복시장에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금호행복시장에선 소비자와 상인의 소통을 위해 시장 노래자랑, 행복팡팡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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