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우리 동네 상권] 흘러내리는 물이 맑은 ‘청계산’ 그 아래 펼쳐진 옛골마을 일상의 쉼표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06/23 [10:05]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 먹거리촌 상가 안내판     © 비전성남
 
▲ 등산로 초입 두부집     © 비전성남
 
▲ 정토사     © 비전성남
 
▲ 단비 내리던 날 파전집 풍경, 분위기 좋은 카페     © 비전성남
 
▲ 등산로 초입     © 비전성남
 
▲ 등산로 초입     © 비전성남


 
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던 날 오후 청계산 아래 옛골 먹거리촌의 풍경은 잔잔한 호수 위 나지막이 내려앉은 섬인 듯 고요했다. 비를 피해 서두른 발걸음이 지나갔을 자리, 그 한적함의 틈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몇몇 손님들이 단비를 즐기고 있었다.

길을 묻는 우리에게 선뜻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고 가요”라는 상인의 손짓이 반갑다. 파전 집에서 쇠비름 차를 얻어 마시며 옛골과 금토동을 지나는 ‘달래내 고개’에 전해져 오는 오누이  ‘달아’와 ‘달오’에 대한 서글픈 설화와 옛골마을의 옛이야기를 전래동화처럼 전해 들었다. 빗물이 커튼처럼 내리는 길 쪽을 바라보고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있으니 우리의 바쁜 일상에도 쉼표가 찍혔다.

햇빛 맑은 주말 오후에 다시 찾은 옛골 먹거리촌의 풍경은 여러 일상이 혼합된 모자이크와 같았다. 산행 후 귀가에 바쁜 사람, 바로 옆 텃밭에서 재배했다는 푸성귀를 좌판 가득 펼쳐 놓고 판매하는 할머니, 삼삼오오 둘러 앉아 막걸리 잔을 기울이는 산객들, 길가 카페의 창가 자리에선 시원한 아이스커피로 더위를 식히고, 산행로 입구를 살짝 벗어난 먹거리촌에선 닭요리, 각종 바비큐에 생선요리 등 소문난 맛집에서 차려낸 푸짐한 건강식으로 외식을 즐기고 있는 가족이나 단체 방문객 모습도 보인다. 바쁨에서 막 빠져나온 여유로움에 활기가 더하고 단란한 행복이 덧칠돼 그곳의 풍경으로 그려졌다. 

도심에서 살짝 벗어났을 뿐인데 분위기가 다르다. 이곳엔 식당만 있을까. 구경삼아 동네 사잇길을 돌다 보니 마치 어느 집 마당을 지나 집으로 들어서는 것처럼 꾸며진, 느낌 좋은 카페가 있다. 돌아서니 또 다른 카페가 눈에 들어오고 피자집도, 세계맥주집도, 치킨집도 있다. 옛골 먹거리촌은 일상에서 벗어나 쉼을 얻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여유와 생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초록이 넘실대는 산, 흐르는 물이 맑다 해서 청계산, 산의 촉촉한 황토 흙을 차곡차곡 밟아 오르다 보면 발로 숨을 쉬는 듯한 느낌이 전해진다. 그 아래 막걸리 집, 산행 후 파전에 막걸리 한 잔은 땀을 식히고 출출함을 달래는 공식이랄까? 그렇다면 이번 기회엔 청계산 옛골에서 그 공식을 적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