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갈수록 대학입시에서 비중을 더하고 있는 학생부 종합전형.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서울권 4년제 수시모집 총 정원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전국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전형 유형 중 8만 명을 넘게 뽑는 비중이 큰 전형이다. 그리고 일선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전형이기도 하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어떤 점을 개선하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이러한 궁금증 해결과 앞으로의 방향성 모색을 위한 소통의 장이 8월 23일 성남시청 온누리홀에서 열렸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후원하고 김병욱(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 상임위원회·분당을) 국회의원이 주최한 이번 교육토론회에는 일찌감치부터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이들이 같은 반 친구라 함께 왔다는 윤현정(정자동), 김은경(정자동) 씨는 “앞으로 수능이 바뀌면 학생부 종합전형은 어떻게 바뀔 것인지 궁금해서 왔다”고 했다. 고2 자녀가 있다는 학부모 박선민(정자동) 씨도 “수능으로 대학을 보내려 하지만 학생부 종합전형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 알아보기 위해 왔다”고 말해 수험생뿐 아니라 예비수험생 학부모들 역시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장학사 및 4개 대학 입학사정관 발제 및 토론토론회에는 고려대를 비롯한 4개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참석해 2018학년도 각 대학의 학생부 종합전형 모집요강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면접과 자기소개서 작성 부분에서는 많은 학부모들이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고, 중요 내용을 필기하는 학부모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이어진 토론에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쟁점과 방향을 발제했던 오칠근 장학사(경기도교육청 진로지도과), 입학사정관 및 일선 고등학교 교장과 교사, 학부모 대표가 참석했는데 각각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과 고충을 토로하고 학부모들이 작성한 질문지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응답이 오갔다. 각 대학으로 전화 상담이 가능한지, 학교마다 다른 생활기록부의 편차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검정고시나 미인가 대안학교 학생들에 대한 차별을 모두 해결할 것인지, 수험생을 위해 토론회를 방학 중에 개최할 수는 없는지 등 구체적이고 세세한 질문들이 나왔다.
토론 중 한 질문자는 부모의 능력이 아이의 능력이 되는 현 학생부 종합전형 체제는 바뀌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고 토론자 모두가 수긍했다. 각자 다른 입장에서 같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자리였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지향점토론회가 끝나고 기자 옆에서 열심히 경청하던 한 학부모에게 수험생 자녀가 있는지, 들은 소감이 어떤지 물었다. 그러자 본인은 이미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아이를 대학에 보냈다며, 장기적이고 거시적으로 봐야할 문제 아니겠냐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떴다. 대입을 앞둔 시민들의 정보 부족과 혼선을 줄여보고자 이 토론회를 주최했다는 김병욱 국회의원은 “학생이 주도할 수 있는 교육체계의 근간과 여건, 이를 바탕으로 한 학생부 종합전형의 투명성과 신뢰회복이 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바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토론 중에 한 대학의 사정관은 “대학의 모집요강에 맞춰진 아이들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성장한 아이들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교육관계자, 학교, 대학 모두가 다시 한 번 되짚어 봐야할 부분이다.
▲ 좌장으로 교육토론회에 참석한 김병욱 국회의원(가운데) © 비전성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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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이러한 교육토론회가 지속적으로 열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디딤돌이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서동미 기자 ebu7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