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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테라스·노천카페… ‘이국적 느낌’ 물씬
CF.영화.드라마 등의 촬영장소로 이름나… 서울 등서 원정 와
'청자동 거리', '분당의 베벌리힐스'로 불려
분위기 있는 노천 테라스에서 따뜻한 커피한잔을 즐기는 여유는 더 이상 외국 영화 속 모습만은 아니다. 분당선 정자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 초고층 주상복합 오피스텔 빌딩 파라곤과 썅떼뷰리젠시 사이에 자리한 카페거리에 들어서면 마치 영화세트를 연상케 하는 노천카페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로 단숨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추운 날씨에 대비해 테라스에는 저마다 분위기 있는 난로와 무릎 담요까지 구비해 두고 있어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사람들은 실내좌석보다 테라스 쪽 좌석을 선호한다. 특히 한끼 식사 제공의 의미가 아닌 분위기 있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깔끔한 음식, 최고의 서비스 제공으로 눈과 입이 모두 만족할 수 있다는 게 이곳의 장점이다. 다른 지역의 시끌벅적한 카페촌과 달리 규모가 크지 않아 아담하고 아늑한데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색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최근 분위기 좋은 카페 추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곳에 카페거리가 형성된 것은 2004년, 정자동에 파라곤, 아이파크, 상떼뷰와 같은 초고층 주상복합 오피스텔, 빌딩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주상복합빌딩의 1층 주민들이 이용하던 “작고 예쁜 카페”가 입소문을 타면서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한 카페들이 지금은 40개가 넘는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청담동 분위기에 푸근한 느낌 더해
점심에는 인근 회사원들이, 오후에는 차 마시러 나온 주부들이 많이 온다는 ‘정자동 카페거리’를 서울 강남의 청담동 못잖게 고급 브랜드가 많아 청담동의 ‘청’과 정자동의 ‘자’를 넣어‘청자동 거리’ 혹은 ‘분당의 베벌리힐스’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고급스럽고 세련된 분위기가 청담동 카페의 특징이라면 이곳엔 청담동 특징에다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을 더했다.
근래에는 CF,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으로 유명세를 떨쳐, 성남 주민보다는 입소문을 듣고 서울․수원․용인에서 원정 온 이들이 더 많다고 한다. 도로를 사이에 둔 양쪽 길을 모두 걸어도 30분이 되지 않을 거리인데 각 카페의 다양한 메뉴와 특이한 인테리어, 소품들을 눈요기하느라 사람들의 발걸음은 마냥 더디다.
녹차.꽃.등 차 전문점과 나무 소품이 예쁜 카페, 플로리스트가 직접 꽃을 골라주는 화원, 새벽 2시까지 문을 여는 레스토랑, 커피와 함께 에그타르트가 맛있는 커피전문점, 오전 7시에 문을 열어 신선하고 달콤한 케익을 내놓는 케익전문점, 물 한 잔도 와인글라스에 따라줄 정도로 서비스는 고급스럽지만 와플과 팬케이크가 나오는 브런치가 인기 메뉴인 카페, 아기자기 예쁘게 꾸며진 오뎅바 외에도 일식․중식․이탈리안 음식까지 메뉴별 음식점도 다양하다.
“쌀쌀한 날씨지만 노천에서 즐기는 따뜻한 커피와 치즈퐁듀는 행복 그 자체”라는 젊은 연인은 “가게의 소품들이 예뻐서 사진도 분위기 있게 나올 것 같다”며 신난 눈치다.
가게마다 조성된 테라스, 멋스런 데크(deck)로 예쁘게 꾸며진 찻집, 유명 메이커의 옷가게들, 수입상품점 등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하루쯤 여유를 즐겨보고 싶은 어느 날, 차양을 걷어 적당히 햇볕이 드는 테라스에서 친구 혹은 연인과 차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기 좋은 곳이다.
정경숙 기자 hung09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