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 수면 위로 부드럽게 찌가 떨어지며 잔잔한 파문이 일어난다. 안개 낀 고요한 호수 여기저기에 낚시대들이 드리워 있다.
9월 9일 토요일 율동공원에서 호수 내 토착어종 보호를 위한 ‘성남시민 한마음 배스퇴치 낚시행사’가 열렸다. 성남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참가자 400명이 넓은 호수공원에 아침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친구 혹은 연인, 자전거를 즐기는 동호회 어르신들 등 다양한 연령대가 참가한 행사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아이가 늘 바다낚시를 가고 싶어 해 신청하게 됐다는 금곡동 박주수 씨 가족은 가벼운 도시락도 챙겨왔다.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고 웃었지만 아이에게 낚시를 가르치는 모습이 마냥 즐거워보였다. 분당에 사는 여자 친구도 볼 겸 왔다는 최혁신 씨는 행사 마감 십 여분을 앞두고 삼십 센티미터는 넘어 보이는 배스를 낚아 올려 산책 나온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행사규정대로 준비해온 개인 낚시대와 무공해 인조 미끼만 사용해야 하고 배스 이외의 어종이 잡히면 바로 방생해야 한다. 참가자들이 잡은 배스는 행사 진행요원들이 수시로 공원을 돌며 바로 수거하는데, 가져가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그 자리에서 나눠 준다.
이날의 주인공인 배스는 원래 국내 자원조성용으로 1973년 미국에서 도입됐다. 경기 가평의 조종천 등 여러 곳에 배스를 시험 방류했는데 그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어종으로 판단됐고, 황소개구리·블루길과 함께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어종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수온, 수질 등 환경에 적응력이 뛰어난 배스는 곧 우리나라 호수나 하천 어디에나 서식하며 토종어류나 알, 치어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생태계의 균형을 깨고 종의 다양성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초래했다.
율동 호수공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성남시는 배스를 잡는 낚시대회를 열어 왔고, 시민들의 큰 호응과 관심도 받고 있다. 지난해 5월과 10월 두 차례 열린 배스퇴치 낚시행사에서는 각각 700마리(280kg)와 200마리(70kg)의 배스가 잡혔고, 이날은 총 250마리(80kg)가 잡혔다. 올해는 전체적으로 씨알도 잘고 입질도 적었다는 참가자들의 말로 유추해보면 호수 밑 생태 균형이 어느 정도 잡혀가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성남시는 율동호수공원의 생태계 보호와 안정을 위해 앞으로도 이 같은 행사를 꾸준히 열 계획이라고 하니 배스도 잡고 환경을 지키는 데도 일조하고 싶은 성남시민이라면 내년에 있을 배스퇴치 낚시 행사를 관심 있게 바라볼 만하다. 성남시 공원과 031-729-4383 취재 서동미 기자 ebu73@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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