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타국에서 건강 잃은 외국인 근로자에겐 무엇보다 기쁜 선물"
2002년부터 3만여명 진료…시의 지속적인 의약품 지원이 큰힘 돼
“국내 의료기관에서 의료보험 수혜를 받지 못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그 가족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육체적ㆍ정신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토록해 인종간ㆍ국가간 편견 해소 등 더불어 사는 사회분 위기를 조성코자 외국인 근로자 무료진료를 추진하게 됐습니다.”
분당구보건소에서 매주 일요일 실시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무료진료에는 자원봉사 의사 30여명이 내과, 외과, 피부과, 치과, 안과, 산부인과 통증 치료 등 11개 과목을 진료하고 있으며, 포천중문의과대학 전문대학원생과 간호학과 학생 등 9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정수 담당자는 “분당구보건소는 장소 제공 등의 행정지원을 하고 있으며, 소모품이나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의약품은 시의 지원을 받아 무료 제공하고 있다”면서 “2002년부터 지난 7동안 3만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진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매주 진료를 받고 있는 100여명의 환자 중에는 성남과 서울지역뿐만 아니라 구리·인천·남양주와 멀리 제주도에서 오는 환자도 있다.
허리통증 치료를 받고 있다는 최금옥(63 조선족)씨는“서울 사당동에서 분당까지 오려면 한 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의사선생님이 친절하고 약도 효과가 좋아서 꼭 여기로 오고 있어요. 점심도 주고, 감기만 와도 얼마나 잘 봐주시는지 그저 고마울 뿐”이라며 두 손을 모았다.
무료진료센터는 처음이라는 윤만석(60) 씨는 대학병원의 1차진료에서 정밀검사를 받아야할 만큼 간이 심각하다는 결과를 받고도 검사비를 마련 못해 시간만 보내고 있었는데 무료진료 후원회에서 선뜻 검사비 후원을 약속했다며 고마워했다.
백무현(성형외과 전문의) 씨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신분상의 문제와 경제적인 이유로 병원가기가 쉽지 않은 탓에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의 환자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성환자들”이라며 “입원이나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후원회의 도움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환자가 만성환자들 최호선(62) 후원회장은 “가끔 무료진료센터에서 치료받고 완쾌된 환자 중에 고맙다며 후원회 동참의사를 밝히는 이가 있는데 그들의 후원금은 사양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7년 동안 장소제공은 물론 의약품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주고 있는 성남시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날 가장 많은 환자를 진료한 이광동(신경외과 전문의) 씨는 “외국인근로자들의 근무 특성상 허리나 무릎 통증환자가 많은데 처음 진료받을 때는 통증의 정도가 7~8(10이 최고)이었다가, 치료를 받으면서 3~4로 줄어 근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가 되면 환자만큼 의사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료진료사업은 낯선 타국 땅에서 어려움을 견디며 일하다 건강을 잃은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기쁜 선물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의존하는 기업체의 생산성 향상은 물론 질병 확산을 막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주고 있다.
분당구보건소 의약무관리팀 729-3976
정경숙 기자 chung09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