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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문화원 제4차 향토유적지 순례

‘선비의 고장’ 영주를 돌아보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10/27 [11:2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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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수서원 문화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성남향토유적지 순례단   © 비전성남
 
10월 26일 성남문화원(문화원장 김대진)은 경상북도 영주로 2017년 마지막 향토유적지 순례에 나섰다.
소백산 자락의 영주는 ‘선비의 고장’이다. 영주에서 그 ‘선비’를 어찌 보고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을까, 동행 취재했다.
이날 일정은 오전 7시 30분 성남문화원에서 출발해 영주 무섬마을과 소수서원, 선비촌, 소수박물관을 거쳐 부석사까지 이어졌다.
 
▲ 김대진 성남문화원장     © 비전성남
 
김대진 성남문화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향토유적지 순례의 목적은 단순히 역사 여행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답사를 통해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우리고장 문화유산과 비교 및 연계해 보면서 성남 문화관광의 발전을 위한 시민으로서의 애향심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데 있다”고 설명하면서 “문화원에는 향토유적지 순례 외에도 인문학 강의를 비롯한 34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시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진정한 선비가 살았던 무섬마을

영주 향토유적지 순례의 시작은 영주 무섬마을이다.
 
▲     © 비전성남
 
무섬마을은 350년 역사의 집성촌이다. 1666년 반남 박씨가 터를 잡은 후, 선성 김씨 사위를 맞아, 두 집안이 주를 이루며, 현재는 40여 채, 20여 가구가 산다. 100년이 넘은 가옥이 16채나 보존돼 있어서 고풍스러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영주 향토문화해설사는 “무섬마을 하면 일제강점기, 김화진 선생이 세운 아도서숙도 빼놓을 수 없다”면서 “아도서숙은 1933년 일제에 강제로 폐숙될 때까지 양반과 상민을 가리지 않고 주민들에게 한글과 농업기술을 교육했던 독립운동의 본거지였다”고 설명했다.
 
유교의 고장에서 남녀노소, 신분을 가리지 않고 교육을 시켰다니.... 벼슬을 멀리했지만 학문을 중시했다는 대목이 무섬마을에 숨어있던 진정한 선비의 모습을 발견한 듯했다.
 
▲     © 비전성남
 
무섬마을의 명물 외나무다리

내성천이 삼면을 둘러 마을을 감싸고, 강변에는 너른 모래톱이 멋스러운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한다. 이 마을의 상징이기도 한 외나무다리는 30년 전까지 마을과 세상을 연결하는 유일한 수단이자 통로였다.

‘시집올 때 가마 타고 한 번, 죽어서 상여 타고 한 번 나간다’는 애환이 서린 외나무다리. 이 이야기는 무성마을을 찾는 이들에게 힐링의 의미를 새겨보게 하고 많은 호응을 받으면서,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기자는 무심마을의 외나무다리를 건너면서 상상했다. '우리 지역도 판교의 지명인 ‘널다리’를 복원한다면,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더디게 흘러가는 역사 속 널다리를 쉬엄쉬엄 걸으며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조선시대 사립대학 소수서원



▲  소수서원   © 비전성남
 
조선시대 국립대학이 성균관이라면 사립대학은 소수서원이다. 소수서원은 1542년 신재 주세붕이 우리나라 주자학의 시조 회현 안향을 배향하며 세웠다. 임금이 이름을 지어내린 최초의 사액선원으로 유교문화의 중심으로 꼽힌다.

소수서원 진입로의 학자수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마음이 정갈해 지는 것 같다, 학자수림을 지나면, 통일신라시대 숙수사의 흔적인 당간지주가 있다. 유교의 성지 안에 불교의 사찰이 있는 것이 궁금한데, 안향이 공부했던 터라고 한다.
 
▲ 주세붕이 백운동서원을 창건하고 선비의 마음가짐으로 새겼다는 죽계천 변의 경(敬)자  바위     © 비전성남
 
주세붕이 백운동서원을 창건하고 선비의 마음가짐으로 새겼다는 경(敬)자 바위를 보고, 서원안으로 들어서면 유생들이 공부하던 강학당과 스승에 대한 존경심으로 교수 숙소인 직방재보다 기단이 낮은 유생들의 숙소 지락재를 볼 수 있다. 지락재에서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면, 유생들의 낭랑한 글소리가 가을바람 결에 스치는 듯도 하다

소수서원을 나와 죽계천 변을 걸어 백운교를 건너면 선비정신이 꼼꼼히 정리돼 있는 소수박물관이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죽계교를 건너면 옛 선비들이 어떻게 살았을지 살펴볼 수 있는 선비촌이다. 이곳에서는 서당체험, 전통예절체험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의상대사의 로맨스와 배흘림기둥의 부석사

맛있는 점심 식사 후 마지막 일정으로 찾은 곳은 불교문화의 보고 '부석사'다.



▲     © 비전성남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마치 사찰의 교본을 보는 듯한, 좌 우의 대칭이 뚜렷한 사찰의 가람배치가 절묘하다. 회전문을 지나 안양루, 무량수전으로 이어지는 돌계단을 숨 가쁘게 오르면 천년고찰의 역사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의 건축미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목조건물 중 최고로 손꼽히는 무량수전을 꼼꼼히 둘러보고, 돌아서서 바라본 풍경.... 소백산맥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마도 부석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지 싶다.



▲ 의상대사가 묵었던 '조사당' 과 지팡이에서 핀 '선비화'     © 비전성남
선묘낭자와 의상대사의 로맨스 이야기가 서려 있는 '부석(浮石)' 바위. 의상대사가 머물렀던 조사당과 의상대사가 짚었던 지팡이에서 핀 선비화도 둘러 봤다.
 
▲ 선묘낭자와 의상대사의 로맨스 이야기가 서려 있는 '부석(浮石)' 바위     © 비전성남

문창살 하나, 문지방 하나에도 천년의 세월이 느껴지는 부석사. 켜켜이 쌓인 세월의 흔적은 화려함도, 소박함도 아닌 세월 그대로의 멋으로 감동을 줬다.
 
▲     © 비전성남
 
이번 성남문화원의 2017년 마지막 향토유적지 ‘영주’를 동행취재하면서 지역문화유산과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성남문화원의 향토유적지 순례는 2018년 4월에 다시 시작한다,
 
정경숙 기자 chung09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