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중앙도서관 2008 하반기 책 읽는 가족 정혜숙(38·야탑동)
자녀 4명을 키우다보니 경제적 형편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하다가 학원에 보내는 대신 책을 많이 읽히기로 마음먹었다. 어릴 때부터 엄마의 동화구연식 책읽기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내가 책 읽어주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TV나 컴퓨터의 유혹에서 아이들을 책으로 유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엄마로서 모범을 보이며 내가 먼저 TV를 끄고 책을 읽었다. 처음엔 숨겨둔 TV코드를 찾으려고 이곳저곳 쑤시고 다니던 아이들도 지금은 으레 아빠가 오셔야 TV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후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으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되고 좋아하는 책도 스스로 고르게 됐다.
돌마초등학교 2학년 큰딸 세은이는 집에 있어도 심심해 하지 않는다. 공부보다 책읽기가 좋다며 하루에 1, 2시간 이상 책을 읽을 뿐 아니라 동생에게 선생님 역할까지 맡아서 한다. 7살 쌍둥이 형제들도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무엇보다 좋아하고 스스로 책을 꺼내서 읽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27개월 된 막내는 좋아하는 책을 반복해서 읽으며 밝게 커가고 있다.
우리 가족 모두 거실에 둘러앉아 책 읽는 모습을 볼 때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소풍 가듯 중앙도서관을 드나든 지가 18개월. 지난해 하반기(6.1~11.31)엔 나와 딸, 남편은 모두 434권의 책을 읽었다. 세계 갑부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나를 만든 것은 우리 마을의 공공도서관이었다”고 말했다. 나 역시 성장한 우리 4명의 자녀가 책을 통해 성공의 열쇠를 갖기를 간절히 바란다.
추천 도서 : 조선왕비열전
임중웅/ 선영사/ 2008.12.
평소 자녀교육을 위해 역사만큼은 엄마가 이야기해 주고 싶다는 작은 소망으로 조선의 역사를 일고 있었다. TV드라마를 통해 부분적으로 알고 있던 역사를 책으로 보면서 정확히 알아 가는 것이 재미있고 가슴 뿌듯했다. 그런던 중 왕비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조선왕비열전>을 접하게 됐고, 읽는 동안 모든 집안일을 중지할 만큼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조선의 첫 왕비 신덕왕후 강씨에서부터 왕비로 추존되거나 책봉된 48위의 왕비 한 분 한분을 소개하고 관련된 청치사와 국모의 삶을 명쾌하게 정리한 책이다.
신비하고 아름답게만 생각했던 왕비의 삶은 왕권과 권력을 잡기 위해 벌이는 궁중의 피비린내 나는 암투를 지켜봐야 하는 애타는 가슴으로 가려졌다. 몇 안 되지만 권력을 직접 휘두르며 힘을 보여준 왕비도 있었고, 후덕한 국모의 자질을 갖춘 왕비도 있었다.
조선 왕비들의 삶으로 가득한 이 책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첫 번째 책장을 넘겨보게 하는, 꼭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정리 _ 조민자 기자 dudltd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