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밖으로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이 보인다. 가을이 꺾어지는 길목에 <비전성남> 기자단은 진안, 무주, 임실로 2박 3일의 워크숍을 떠났다.
첫째 날. 평균 해발 400m 이상의 고원분지. 홍삼 한방특구의 고장 진안에 도착했다. 진안군청을 방문하니 초입부터 기자단을 환영해주는 문구가 반갑다. 군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진안군에 군정소식지가 있다는 사실이었는데, 꽂아두고 보기 편한 잡지 크기의 사이즈와 깔끔한 구성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국 최초, 주민들로 구성된 기자단이 만들어내는 소식지라고 한다. 취재부터 편집까지 일체를 주민이 주체가 되어 발행하는데 세대별 구독률이 80%에 달한다니 정말 놀라웠다. 인구가 많지 않아 가능한 구독률이기도 하다지만, 소식지를 통해 진안주민은 물론 귀농인까지 껴안으려고 하는 군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간담회를 마치고 마이산과 마이산 등산로에 고즈넉이 위치한 세계 유일의 가위박물관을 방문했다. 말의 귀 모양을 닮은 산의 독특한 형상과 30여 년에 걸쳐 완성됐다는 탑사가 위용을 자랑한다. 가위박물관은 동서양을 망라한 세계 희귀 가위 1,500여 점을 소장하고 있어 가위의 다양한 용도와 역사적 가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이후 홍삼 족욕을 했는데 장시간 걸어서 피곤해진 발을 달래는데 최고였다.
이튿날. 무주군청을 방문했다. 인구 2만5천여 명에 1개 읍 5개면으로 구성된 무주군은 반딧불이 축제가 유명하다. 지난해 반딧불이 축제에도 85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8월 말 열리는 이 축제를 무주군은 가장 대표행사로 키울 요량이라고 한다.
이어 기자단을 태운 차는 좁고 굽은 산길을 지나 무주양수발전소가 있는 적상산에 올라갔다. 대구와 옥천의 공단 등지에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한다는 발전소의 규모가 대단했다. 전기 생산을 위해 산 정상에 만든 적상호의 만추와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한 사고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 발전소를 건설할 때 굴착 작업용 터널로 쓰던 곳을 리모델링한 와인 동굴은 무주군의 특산품인 산머루 와인을 시음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곳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성됐고, 반디랜드는 아이들과 함께하면 좋은데 무주군이 환경교육의 거점으로 육성한 곳이다. 게다가 덕유산 국립공원까지.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무주군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날. 차는 임실로 달렸다. 임실은 지정환(세스테벤스 디디에. 벨기에 출신) 신부가 농가에 산양을 보급, 마을 사람들과 함께 치즈를 만들기 시작해 1967년 한국 최초로 제조에 성공하면서 유명해졌다.
아이들의 체험학습으로 인기가 높은 치즈 만들기에 기자단도 도전해봤다. 설명하는 분의 말을 따라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시중에 파는 것과 같은 치즈가 만들어졌다. 신선한 맛이 일품이었다. 한국 최초, 최고라는 자부심의 맛이 아닐까 싶었다.
즐거움 속에 새로움 속에 길 것 같았던 2박 3일의 워크숍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들이 가진 힘은 무엇이고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눈에 조금은 보이는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가진 힘은 무엇이고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 성남시를 위해 우리는 또 다른 어떤 비전을 품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한 워크숍이었다. 서동미 기자 ebu73@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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