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깨끗이 세탁된 이불은 누가 덮을까요?

‘나눔 세탁봉사단’의 110번째 이야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12/21 [15:29]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찬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는 겨울, 어려운 이웃의 이불세탁을 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으러 상대원 고갯길을 올랐다. 성남에는 개인이든 단체든 봉사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덮을 이불을 세탁해서 그날 바로 전 달해 주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일주일 내내 생업에 종사하고 하루 쉬는 일요일, 오전 9시부터 가가호호 이불을 수거하고 오후 3~4시까지 100여 장의 이불을 집집마다 전달하며 인사나누다 보면, 그만큼의 시간과 정성과사랑이 필요하다.

2008년 3월, 고인이 된 1대 단장과 함께 한국세탁업동부지회 임원들의 임기 만료를 계기로 6명이 세탁봉사를 시작한 ‘나눔 세탁봉사단(2대 단장 김석겸)’은 현재 16명의 회원이 매월 셋째 주 일요일 단장의 세탁작업장이 있는 상대원 아파트형공장으로 모인다.

4대의 자가 차량으로 2인 1조가 돼 수정구·중원구복지관, 동 주민센터, 노인복지센터 등의 추천을 받아 돌봄가정, 장애인시설을 직접 방문해서 이불을 수거해 오기에 바쁘다.
 
가져온 이불은 일일이 이름과 주소별로 라벨작업을 거친 후 종류별로 나눠 세탁에 들어간다. 90% 이상이 30년 넘게 세탁업에 종사해온 회원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어떠한 세탁물도 말끔하게 처리된다.
 
탈수된 이불이 건조돼 나오는 순간 구름처럼 포근함이 느껴진다는 회원들은 그 순간이 보람이라고 한다. 장마철, 지하에 사는 할머니 댁에 이불배달을 갔는데 연락은 되지 않고 문은 잠겨있는데 물이 차 있었다. 통장에게 연락해서 창문을 열고 힘들게 들어가 할머니를 구해냈던 봉사단장의 이야기는 듣는 이도 감동적이었다.

세탁된 이불을 전달하러 갔다. 전화를 하니 문에 걸어두라고 했는데 이불이 없어졌다고 했다. 사비로 사계절 이불을 한꺼번에 사드렸던 방종근 사무국장(혜성세탁)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모두가 한바탕 웃었다.

배달차량은 각자 차량으로 무료봉사를 하고, 김석겸 단장(그린벨리 운영)의 사업장에서 전기, 수도,세탁기, 건조기 등 공장 가동을 위한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세탁물량이 많아 기계가 모자랄때는 같은 건물 내 봉사단 회원 사업장(닥터크리닝)에서 나눠서 세탁을 한다. 16명(여 3명, 남 13명)의 회원은 세제, 행굼제, 세탁한 이불을 넣을 비닐봉투 구입을 위해 회비를 지출한다.
 
박문숙(대화세탁) 회원은 “1개월에 한 번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만큼 깨끗함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내 부모형제 같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세탁봉사에 뜻이 있는 분들이 함께 해 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구름처럼 포근한 이불을 덮고 저녁이면 좋은 꿈을 꿀 어려운 이웃을 위한보람 있는 이불세탁 봉사는 111번째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나눔 세탁봉사단 사무국장 010-8414-8435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